이르면 8월 중순 전당대회가 예정된 국민의힘은 당권도전자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6·3대선 국민의힘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몸풀기에 나셨고 한동훈 전 대표도 출마설이 나돌아 초미의 관심사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30일 경기 지역의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김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현 정국과 관련해 “이제는 국민의힘이 야당답게 싸워야 한다. 지금 내분에 휩싸일 시간은 없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대출 규제 등 부동산 정책을 비판적으로 거론하며 “외부에서 적극 싸워야 한다. 당내에서 ‘내가 잘했니 네가 잘했니’ 소모전을 할 시간이 어디 있나”라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은 조만간 서울 지역 원외 당협위원장들과도 회동할 계획이다.
이날 가진 경기 지역 원외 위원장과 오찬에서는 참석자들이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입장을 표명 해달라는 말이 나왔다. “당 대표로 나오시라”는 직접적인 권유도 있었다. 참석자들은 하나 같이 “당의 혁신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빚진 게 없는 김문수만이 변화와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장관은 잇따른 요청에도 계속 경청했을 뿐 별다른 답변을 하지는 않았다. 한 참석자는 원유철 전 의원 주도로 “김 전 장관이 대선에서 고생했다고 감사를 표하는 취지의 자리였다”면서도 전당대회를 몸풀기에 무게를 뒀다.
김 전 장관은 참석자들에게 아직 원내에 입성하지 못했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기죽지 말고, 낙망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선거와 정치는 믿음, 희망, 사랑”이라며 “나도 과거 3등으로 시작했던 어려운 선거에서 그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승리를 일궈 냈다”면서 “오늘 같은 난관을 잘 극복해야 뜻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권 도전에 공식적으로는 선을 그으면서도 최근 대선 과정에서 도움을 준 인사들과 접촉면을 늘리는 등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상 전당대회를 앞두고 세 결집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대선 패배 이후 여론이 바닥을 치고 있다. 이 상태로 가면 내년 지방선거가 걱정이다. 국민들은 이재명 정부의 각료들을 검증하는 청문회에서 무기력한 국민의힘 태도에 할 말을 잃고 있다. 강력한 야당이 없는 국가는 정부 여당이 독주할 수밖에 없어 결국 국민만 불행하게 된다. 야당 대표 자리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