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초대 내각 인선이 11일 마무리됐다. 무엇보다 이번 조각에서 눈에 띄는 건 현역 의원이 9명에 달해 우리 헌법의 내각제적 요소가 잘 드러났다는 점과 함께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 출신 인사들이 정부 요직에 적잖이 포진했다는 점이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모두 네이버 경영진 출신이다.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도 네이버에서 AI(인공지능) 부문을 지휘해온 '네이버맨'이다.최휘영 후보자는 현재의 공룡 네이버를 있게 한 초기 공신 중 한 명이다. 연합뉴스 공채 기자 출신인 그는 네이버가 뉴스와 게임 서비스라는 양대 축을 발판으로 포털 1위로 올라설 때 뉴스 서비스를 주력 사업으로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숙 후보자도 전문지 기자 출신의 NHN 초창기 멤버로 대표이사를 지냈다. 네이버의 검색 기능 강화에 기여했고 웹툰 유료화, 페이 서비스 도입 등으로 자사 혁신을 주도했다고 한다. 하정우 수석은 향후 포털 생존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지목된 AI 기술을 네이버에서 총괄했던 딥러닝(deep learning) 전문가다. 새 정부 들어 기술 기업 출신이 이처럼 약진하는 것은 일단 긍정적 신호로 평가할 만하다. 이념, 정파, 정치적 인연보다는 자원 빈국 대한민국이 먹고 살 유일한 길인 미래 첨단기술 개발, 기술기업 양성, 기업 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일단 의지를 갖추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어서다. 특히 AI 산업의 경우 이 분야 경쟁에서 탈락하는 나라는 선진국 지위를 유지하기가 불가능할 거란 예상도 나온다.다만 특정 기업 출신이 정부 요직에 한꺼번에 포진하는 현상에 대한 경계감도 감지된다. 네이버는 우리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우량 기업이고 구글의 독점에 맞설 대항마이다. 하지만 내부 거래 의혹과 문어발식 기업 확장 논란, 골목 상권 침해 논란 등이 끊이지 않았고 거의 매년 국회 국정감사의 단골 증인·참고인이었다. 네이버의 각종 사업에 대한 인허가와 규제를 담당할 당국의 수장에 우연히도 네이버 간부 출신들이 포진한 만큼 앞으로 당사자들은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을 명심해야 할 듯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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