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에서는 소득 불평등과 세대 간 계층 이동성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위대한 개츠비 곡선'을 종종 인용한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주인공이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막대한 부를 일궈 상류층에 진입하려 했으나 거대한 기득권의 벽에 부딪혀 실패한 것에 착안해 이렇게 명명한 것이다. 이 이론은 소득 불평등이 클수록 세대 간 이동 가능성(부모 세대의 경제적 지위가 자녀 세대에 대물림되지 않고 변화할 가능성)이 작아져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가난한 부모의 자녀가 부유해지기 어렵다는 것을 지적한다. 세대 간 이동성 저하는 경제성장을 저해한다. 국제 연구에서는 대체로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이 포괄적인 사회보장 시스템과 양질의 공교육을 제공, 소득 불평등을 완화해 세대 간 이동 가능성을 높인다고 평가받는다. 우리 사회는 그렇지 못하며 오히려 경제력에 좌우되는 교육이 계층 세습의 통로가 되고 있다. 이는 사회에 대한 불신을 낳는다.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해소해 계층 사다리를 복원하는 것이 성장의 열쇠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재명 정부의 첫 교육부 장관 지명자는 어떻게 보면 공교육을 '회피한' 사람이다. 이진숙 후보자는 두 딸 모두 국내 공교육 대신 미국의 기숙형 사립학교에 보냈고 이후 자녀들이 미국 사립대를 다녔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 과정에서 '이공계의 특수성'을 거론하며 논문 표절 의혹을 어느 정도 해명했고, 자녀 조기 유학도 사과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그는 국민 앞에 각종 교육 현안에 대한 뚜렷한 소신이나 철학을 밝히지 못했고 특히 초중고 교육에 대해선 기본적인 교육관이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이 후보자는 충청권 출신으로 지방 국립대를 나온 최초의 국립대 여성 총장이라는 상징성이 있고, 소위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 추진의 적임자라고 한다. 그러나 그는 후보 지명 후 여러 논란을 잠재울만한 교육부 장관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논란 끝에 이재명 대통령이20일 이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기로 했다.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으로 차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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