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주의와 생명주의 수필 세계를 일군 故 김규련 선생의 문학 정신을 기리는 제10회 김규련수필문학상 시상식이 고인의 10주기를 맞아 지난 10일 오후, 대구 달서구 한국수필문학관 세미나실에서 성대하게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김규련수필문학상 운영위원회와 (사)한국수필문학관의 공동 주관으로 마련됐으며, 문학계 주요 인사들과 지역 문인, 문학 애호가, 유족 등 1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을 기리고 수필문학의 정통성과 미래를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됐다. 이날 시상식의 영예는 홍억선 한국수필문학관 관장에게 돌아갔다. 수필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와 한국수필문학관을 이끌며 김규련 선생의 문학 정신을 계승·발전시켜온 노력이 높이 평가됐다.    홍 관장은 수상 소감에서 “문학관을 지키는 사람으로서 큰 나무 그늘 같은 김규련 선생님께서 주신 상을 감히 엎드려 받는다”며 “자연과 생명을 품은 선생님의 문학 정신을 잊지 않고 후대에 전하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이날 행사는 1부 추모회와 2부 시상식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 추모회… “거룩한 본능의 빛, 여전히 살아 있다”1부 추모회는 장호병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의 개회사로 문을 열었다. 이어 고인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추모 영상 상영, 지역 문인들이 함께한 헌시 낭송, 대구문인협회·대구수필가협회·문화예술진흥원의 축사, 윤종호 수필가의 추모사, 김규련 선생의 유족인 김준홍 교수의 인사말이 잇따르며 진한 감동을 자아냈다.특히 윤종호 수필가는 추모사에서 “김규련 선생은 자연을 스승 삼아 생명의 존엄을 이야기한 작가였다”며 “그의 문장은 언어로 옮긴 생명의 울림이며, 오늘을 사는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할 삶의 기록”이라고 평가했다.문학관은 이날 유족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며 김규련 선생이 한국 수필문학에 남긴 족적을 다시금 되새겼다. 참석자들은 고인을 기리는 추모 음악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선생의 10주기를 의미 있게 기념했다.■ 2부 시상식… “수필문학의 뿌리, 더욱 깊게 이어가겠다”2부 시상식에서는 김상립 운영위원이 수상자 선정 경과를 보고하며, 김규련수필문학상의 창설 취지와 발전 방향을 공유했다. 이어 홍억선 관장의 대표 수필 낭송이 있었고, 축하 음악 공연이 시상식의 분위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김규련수필문학상은 2016년 제정돼 올해로 10회를 맞이했으며, 수필문학의 토양을 일군 중견·원로 작가들에게 수여되어 왔다. 역대 수상자로는 허창옥, 박종숙, 정성화, 박기옥, 박양근, 김상립, 김용옥, 장호병, 곽흥렬 수필가 등이 있다. 운영위원회는 “앞으로도 한국 수필문학의 정체성을 다지고 김규련 선생의 생명 중심 문학 세계를 널리 전파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규련 선생의 삶과 문학… “자연은 고귀한 스승이었다”고 김규련 선생은 1929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2015년 별세하기까지 평생을 교육과 수필문학에 바친 인물이다. 1950년 군위중·고등학교에서 교직에 첫발을 내딘 그는 포항고, 대구여중, 포항여고 등 다수의 학교에서 후학을 길렀으며, 경북교원연수원장, 영양·고령군 교육장을 역임했다. 1995년에는 경상북도 교육위원으로도 활동하며 지역 교육계 발전에 헌신했다. 문학에서는 1968년 《수필문학》으로 등단한 뒤 『거룩한 본능』, 『흔적』, 『귀로의 사색』 등 수필집을 펴냈으며, 그의 대표작 「거룩한 본능」은 1984년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어 수필문학 대중화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선생은 생전 “자연은 가장 고귀한 스승”이라 말하며 자연주의·생명주의 수필문학의 길을 개척했고, 수필문우회, 형산수필문학회, 영남수필문학회 등 수필문학 단체의 창립과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그의 문학적 공로는 한국수필문학상(1980), 국민훈장 석류장(1995) 등으로 공식 인정받았다. 현재 그의 육필 원고와 유품은 한국수필문학관에 소장돼 있으며, 후학과 독자들은 매년 김규련수필문학상을 통해 그의 문학 정신을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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