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박 6일간의 일본·미국 순방 일정을 모두 마치고 26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공항을 이륙해 귀국길에 올랐다.이 대통령의 이번 일본·미국 순방에서 한일 셔틀외교를 본격화하고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확인하는 등 비교적 성공적인 외교를 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일본을 방문한 이 대통령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만나 펼친 외교 행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지극히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한국 대통령 취임 후 첫 양자회담 방문으로 일본을 선택한 것은 한일수교 60년 만에 처음이라고 소개하면서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있다”며 “가치·질서·체제·이념에서 비슷한 입장을 가진 한일 양국이 어느 때보다 협력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시바 총리도 한일 정상이 17년 만에 채택한 정상회담 결과 공동문서인 ‘공동언론발표문’에서 1998년 채택한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계승 의지를 명시하는 등 관계개선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이 대통령의 적극적인 제스처에 화답했다.양 정상은 정상회담 앞으로도 ‘셔틀 외교’를 통해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하지만 이번 일본 순방에서 과거사 문제가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민감한 숙제를 미뤄두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이 대통령은 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내간담회를 열고 “일각에서 과거사 문제 해결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하는 것을 알고 있고, 또 지적당할 각오도 했다”며 “비판받더라도 한일 간 협력을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회담 직전까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SNS에 ‘숙청’, ‘혁명’ 등의 단어를 사용하는 등 ‘돌발상황’이 발생했지만 본 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대좌를 큰 잡음 없이 마무리한 것만으로도 일단 합격점을 받아냈다는 평가가 많다.특히 정상회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돌발성 요구로 이 대통령을 압박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일각에서 나왔으나 쟁점 사안의 경우 회담 전면에 오르진 않았고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북미 대화 재개 제안 등 한미 안보 동맹을 강조하면서 트럼프가 자신 있어 하는 분야를 집중 공략하며 대화의 물꼬를 틔웠다.특히 이 대통령의 “(트럼프)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제안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만나고 싶다”고 적극 호응한 장면은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인상적이고 큰 성과를 얻은 대목으로 지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올해 2025 APEC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 긍정 답변을 얻어낸 것 역시 주목할 만한 성과다. 이 대통령은 회담 이후의 방미 일정에서도 양국 경제·안보 협력 메시지를 발신하며 한미동맹 강화 의지를 부각했다.일각에서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이 대통령 취임 후 가장 예민한 첫 허들을 넘긴 했지만 후속 과제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방미에서 한미협상의 쟁점이 전면에 부상하지는 않았지만 결국은 미국의 ‘진짜 청구서’가 제시될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후속 협상에서도 미국과 치열한 ‘줄다리기’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