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경제 대국 중에서 보기 드문 천연자원 빈국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에 매장된 광물 하나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이례적인 희소식이 들린다. 주인공은 원소기호 W인 텅스텐이다. 텅스텐은 세계 매장량이 적고 수요는 많은 희소금속 중 하나다. 금속 중 가장 단단하고 녹는점도 가장 높다. 탄화텅스텐으로 가공하면 강도와 경도가 비금속인 다이아몬드에 필적할 정도인 데다 고온에도 잘 견디고 밀도도 높아 쓰임새가 많다. 이처럼 강점이 많다 보니 텅스텐은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떠올랐다. 특히 반도체와 항공우주산업에 없어선 안 될 자원이고, 첨단 무기에도 꼭 필요한 소재다. 문제는 텅스텐 세계 공급량의 약 80%를 중국이 맡아 왔다는 점이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세계 텅스텐 매장량 440만t 가운데 절반 이상이 중국에 묻힌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미국이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를 줄이려고 견제에 나서면서 텅스텐 세계 공급망에도 이상이 생겼다. 이 상황에서 오랫동안 채광을 중단했던 한국 텅스텐 광산으로 서방 진영이 시선을 돌리고 있다.특히 단일 광산으로 세계 최대 규모라는 강원도 영월 상동광산이 조명받고 있다. 캐나다의 알몬티 인더스트리가 이 광산 채굴권을 인수해 채굴한 텅스텐을 가공한 뒤 약 절반씩 미국과 한국에 팔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국산 텅스텐은 1950~1970년대 세계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수출 효자 품목이었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산에 밀리자 1994년 상동광산도 폐쇄됐다. 중국산 공급 감소는 한국산 텅스텐의 가격 경쟁력을 회복시켰다. 매장량 800만t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경북 울진 쌍전광산도 생산 재개 준비가 한창이다.전문가들은 두 광산에서 생산하는 텅스텐 물량으로 국내 수요 절반 정도를 충족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외국 기업이 상당한 권리를 가진 건 아쉽지만, 우리 땅에서 캔 전략 자원을 우리 주요 산업에 활용하고 수출까지 하는 장면을 보게 되니 뿌듯하다. 관계 당국이 국내에 매장된 전략 광물 자원의 활용 전략과 탐사 계획 등을 체계적으로 재정비하는 한편 희소 핵심 자원의 해외 개발과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