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 단촌면은 경상북도의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예로부터 붉은 황토가 많아 붉을 단(丹)자를 써서 단촌면이라고 부른다. 현재 이 마을에는 1161세대 1846명이 살아가고 있으며 마을주민의 80% 이상이 농사를 짓고 사는 농민이다. 단촌면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의 우리나라 농촌 현실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단촌면은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모든 마을 주민과 행정, 교육기관이 하나가 돼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단촌면에 들어서면 ‘단! 촌스런’이라는 슬로건이 눈에 띈다. 이 슬로건을 보면서 많은 사람은 따뜻한 시골 정경을 떠올리고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평가한다. 단촌면의 주민이 공유하는 이 슬로건은 소박하지만 따뜻하고, 정직하면서 모든 공동체가 함께하는 삶을 표현하고 있다. 마을 이름에 ‘스러운’이라는 접미사를 붙임으로써 지명을 상징함과 동시에 마을 공동체의 성격을 단숨에 알아차리도록 하고 있다.
단촌면은 의성군청이 있는 의성읍을 남쪽에 점하고 있어 접근이 좋아 생활이 편리하다. 의성읍을 통해 경북의 주요 도로망인 국도 28호선, 5호선과 쉽게 연결되며 안동시와 청송군과도 가까워 교류가 활발하다. 의성 읍내까지 약 10분 정도 소요되며 안동까지도 약 20㎞, 20여분이면 닿을 수 있어 큰 병원이 필요할 경우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다.단촌면의 경제는 농업이 주도한다. 내륙성 기후로 일교차가 크고 연평균 강수량은 1000㎜ 내외며 비옥한 충적지와 구릉지가 섞여 있어 밭농사와 과수농사에 적합하다. 단촌면의 주요 특산물은 단연 의성마늘이다. 단촌면의 의성마늘은 우리나라 마늘의 상징적인 브랜드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며 대도시는 물론 전국으로 소비돼 주민들의 고소득을 견인한다. 여기에 흑마늘, 마늘장아찌, 건장보조식품 등 가공식품으로 산업이 확장되면서 농촌소득을 올리고 있다.
단촌면은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춥지만 봄·가을의 일교차가 크고 강수량이 적어 마늘 재배에 적합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 또 황토성 토양은 배수가 잘 되고 유기질이 풍부해 마늘 구(球)가 크고 단단하게 자란다. 마늘 한 통이 크고 쪽이 굵으며 알이 단단하다. 껍질은 희고 얇으며 향이 진하고 보관성이 뛰어나다. 단촌면의 마늘을 포함한 의성군 천제의 마늘은 전국 마늘 생산량의 15~20%를 차지한다.단촌면의 또 다른 주요 작물은 고추다. 단촌면의 고추는 마늘의 생육 조건에 부합하는 기후와 거의 비슷하게 일교차가 크고 기름진 토양, 풍부한 일조량을 가져 품질이 뛰어나다. 따라서 색깔이 곱고 껍질이 두꺼우며 고춧가루 생산시 추출량이 풍부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단맛과 매운맛이 조화를 이뤄 김장김치를 담거나 고추장을 만들 때 매우 이상적이라는 인정을 받는다. 의성군 전체에서 생산되는 고추는 연간 약 4400톤에 이른다.
이밖에도 사과, 복숭아, 자두, 포도 등의 과수와 벼, 콩, 보리, 옥수수 등의 곡물, 참깨, 옻, 한약재인 구기자·도라지 등의 특용작물에 이르기까지 단촌면의 농업은 다품종 소규모 농업 구조를 보인다. 하지만 단촌면의 농촌 인구는 대부분이 고령이어서 다생산, 지속성에 문제가 있다.이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스마트팜, ICT 융합 농업, 드론 농업 시범사업 등이 도입되고 청년 귀농인 유치를 위한 교육·창업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단촌면의 고운사는 신라 문무왕 원년(681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전면 5칸, 측면 2칸의 누각 형식, 익공계 팔작지붕 구조를 갖춘 전통 목조 건축물로 지어진 고운사는 1982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지정된 후 2024년 7월 국가유산 ‘보물’로 승격됐다. 고운사는 조형미가 뛰어나며 다양한 시대의 수법이 융합된 복합적 건축미를 보여준다.
그러나 지난 3월 발생한 대형산불로 고운사는 큰 피해를 입었다. 당시 사찰 관계자와 스님들은 긴급하게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사찰 전각은 대부분 불에 탔다. 그 가운데 국가보물로 지정된 연수전(보물 제2078호)과 가운루가 완전히 소실됐고 극락전, 연지암, 범종각 등 주요 전각 약 18채도 불에 탔다. 다행하게도 대웅전·명부전 등 11채는 불을 피했다. 또 이 와중에 보물 제246호 석조여래좌상 등 일부 문화재는 산불이 고운사를 덮치기 전 미리 옮겨 피해를 비껴갔다.종단에서 고운사 복원에 팔을 걷고 나섰다. 불에 타 사라진 산림을 단순한 인공조림이 아닌 생태계를 고려한 자연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방식은 사찰림 자연복원의 국내 첫 사례며 츠로젝트를 수행하는 팀은 현재 산불 강도 분석, 현존 식생도 작성, 토양 침식도 평가 등 식생 회복력 분석을 수행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이 프로젝트가 인공 중심 복원에서 자연회복 중심으로의 산림 관리 패러다임 전환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불 피해를 입은 단촌면 주민들의 노력도 빛난다. 김주수 군수는 산불이 진화되고 난 후 즉시 이장협의회를 비롯한 17개 단체가 전문인력을 동원해 복구지원에 나서도록 독려했다. 단촌면은 산불 피해복구를 단순한 재난 복구로 보지 않고 지역 재생과 문화·자연 회복의 기회로 확장하고 주민들의 삶, 문화유산, 자연환경이 함께 회복되는 방향으로 나아가 의미가 크다. 한가지 사례를 들면 단촌면 구계리의 경우 2028년까지 120억원을 투입해 협소했던 소방도로 확장, 주차장, 커뮤니티센터 등 주민 기반시설을 정비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주민들 스스로 1억원이 넘는 성금을 모아 서로 도우려는 정신을 발휘했고 김주수 군수는 피해를 입은 고추 모종 20~30만포를 전면 무상으로 지원해 주민의 고통을 덜었다.
김주형 단촌면장은 “의성군의 대표 농촌지역인 단촌면의 전통과 자부심을 이어가고 주민들과 소통을 통해 지역이 더욱 발전하고 주민의 생활이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생각”이라며 “산불 피해 복구와 농촌지역 지원에 적극적인 김주수 군수의 군정철학이 마을 곳곳에 잘 스며들 수 있도록 행정이 철저하게 살피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류용하 단촌면 이장협의회장은 “산불로 140여 가구가 전소되고 250여 가구가 피해를 입었지만 단촌면민들은 실의에 빠져 있지 않고 용기를 내 새로운 희망을 심어가고 있다”며 “단촌면의 후한 인심과 품질 좋은 농산물이 전국에 잘 알려져 주민 소득이 높아지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모두가 화합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