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률 91%로 준공을 코앞에 두고 공사를 멈추고 유치권 행사까지 하고 있는 대형 건설사에 대해 시행사인 개발사업조합이 본격적인 실력 행사에 나섰다. 공사비를 미납했다는 이유로 유치권을 설치한 뒤 공사를 멈춘 건설사의 행위가 약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30일 경주시 보문·천군지구 도시개발사업조합 조합원 200여명은 오전 9시부터 2025 APEC 정상회의장인 경주 화백컨벤션센터 앞과 경주시청 앞에서 연이어 집회를 열고 현대건설의 계약사항 미이행과 불법 유치권 행사를 규탄했다. 이 집회는 정부의 주택조합 시공사 공사비 과다 인상에 따른 사업 중단 사례 조사가 이뤄지는 가운데 열린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조합원 대표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의 김영록 상임위원은 “2021년 3월 31일 채무자인 시행사가 새마을금고 등의 채권단에 2190억원의 사업비를 대출 계약할 때 현대건설은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성 공사비 미지급이나 차주의 도산 등 어떠한 경우에도 책임준공 예정일까지 준공해야 한다’는 약정과 유치권 포기각서를 제출해 놓고도 공정율 91% 상태에서 공사비 231억원 미납을 이유로 지난해 6월 1일부터 공사를 중단한 채 불법적인 유치권 행사를 하고 있다”며 “지난해 9월 30일 책임준공을 하겠다는 계약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행사의 공사비 미지급 사유 또한 현대건설의 협력사인 아파트 건축 시행사가 사업지 내 아파트부지 3만평을 계약한 뒤 일방적으로 잔금 1080억원을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시행사인 도시개발사업조합 측의 잘못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은 “인허가권자인 경주시가 현대건설의 책임준공 약정 미이행을 지도 감독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유치권 행사 등의 불법행위를 하게 된 단초를 제공했다”며 경주시장의 해명을 촉구했다. 집회에 참가한 김영숙(69) 조합원은 “경주시가 사업지 밖(사업부지에서 보문호 입구까지)의 오수관로와 배수지 공사를 조합 측이 시공할 것을 요청했다”며 “오폐수 시설 분담금은 경주시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합원들은 지난 26일부터 화백컨벤션센터 입구 사거리 2곳에서 ‘공사 중단 유치권 행사 우리 가정 파탄 났다’, ‘현대건설은 약속한 책임준공 이행하라’ 등의 내용을 담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이어 왔다. 보문천군지구 도시개발사업은 환지 방식의 신도시 개발사업으로 주택용지, 상업용지, 공공시설과 대규모 아파트부지 17만6039㎡(5만3252평)을 포함한 대지면적 110만4305㎡(33만4000평)에 약 2만 여명이 거주할 수 있는 대규모 친환경 주거단지로 2010년부터 추진돼 왔다. 현대건설의 공사 중단 사태가 1년 4개월 동안 이어지자 도시개발사업조합 측은 “지난 7월 말 공정거래위원회에 현대건설의 책임준공 약정 위반, 공사 중단, 유치권 행사 등 대형 건설사라는 거래상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행위의 해소 및 조속한 공사 재개 등의 조정을 구하는 소를 제기해 조사가 진행 중이며 8월 초 대통령실에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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