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8일. 한국은행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은 한은의 '잘못된 금 투기'로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며 김중수 당시 한은 총재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의 다변화 차원에서 2011년부터 2년간 90t의 금을 사들였는데 금값이 떨어지는 바람에 약 11억2000만달러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이한구 의원은 "이런 대규모 평가손실에 대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라고 호통쳤다. 실현되지 않은 평가손실로 거센 비난과 질타를 받자 한은은 이후 금 매입을 중단했다. 2013년 2월에 20t을 매입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12년째 한은의 금 보유량은 104.4t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무서울 정도의 급등세를 보이는 금값(트로이온스당 4000달러)을 대입해 시가를 대충 계산해보니 134억2700만달러(약 19조1980억원)가 넘는다. 한은이 공개하는 매입가 47억9000만달러의 2.8배에 달한다. 약 180%의 수익률이다. 그런데도 금 가격이 워낙 거세게 오르자 이번엔 반대로 한은이 왜 그동안 금을 더 사지 않았냐는 목소리가 커진다. 한은은 지난해 이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이 있다. 한은은 금 가격의 변동성이 크고 유사시 즉시 현금화하기 어려워 금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또 금은 이자나 배당을 받을 수도 없으며 보관 비용이 발생하는 특성이 장기보유 목적의 투자를 제약하는 요인이라는 점도 들었다. 한은은 따라서 외환보유액의 증가 추이, 국제 금 시장 동향 등을 점검해가며 금 투자의 시점과 규모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한은 지적대로 금은 가격 등락이 심한 자산이고 특히나 최근 금값은 비정상적이라 할 정도로 급격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은이 그동안 금을 꾸준히 매입해 보유량을 늘렸더라면 상당한 투자수익이 발생했을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투자자금이 외환보유액이라는 점을 한 번 더 생각한다면 자산 가격의 등락에 일희일비하며 지적과 비난을 일삼을 일은 아닐 것이다. 한은이 외환보유액을 어떤 자산에 투자해 어떻게 운용하건 그런 외환보유액의 본질과 목적에 부합하는 운용전략을 유지하길 바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