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교육청이 고객(학부모)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행동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정부로부터 예산 지원을 많이 받아야 한다는 구실을 들며 ‘만족하다’는 학부모 답변을 유도하도록 협조공문까지 보내는 등 전 행정력을 동원해서다.
24일 전교조에 따르면 경북교육청은 2월 말 예정인 교육과학기술부의 고객(학부모)만족도 조사에 대비, ‘고객(학부모)만족도 제고 기관별 추진방안 통보라는 공문을 지난 9일 각급 학교와 기관에 내렸다.
고객(학부모) 만족도 조사는 2월~3월 중 교육과학기술부 주관으로 각 시도 교육청의 교육정책과 행정운용에 대한 학부모 만족 정도를 평가하는 조사다. 순위에 따라 교부금이 차등 배부된다.
문제는 경북교육청의 공문에 만족도 조사에서 학부모가 ‘만족하다’는 답변을 하도록 홍보하라는 무리한 지침을 지나치게 세세하게 담겨 있다는 것.
학부모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직속기관장과 지역교육장, 교사들이 각종회의나 안내장, SMS 문자메시지, 현수막, 홈페이지 팝업창을 통해 높은 실적을 얻도록 독려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특히 ‘경북교육청이 지난해 조사에서 1위로 109억원의 재정지원을 받은 것을 언급하며 올해도 좋은 결과로 경북교육의 위상을 높여 달라’는 방법으로 적극 홍보하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지역별 홍보 실적과 조사 참여 현황을 보고 하게 하는 각급학교를 압박하는 지시도 담겨 있다.
지침은 만족도 극대화를 위해 학부모를 대상으로 전화를 하는 상세한 지침과 함께 학교장들도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상세한 안을 제시하며 따라 줄 것을 요청했다.
전교조경북지부 관계자는 “경북교육청은 학부모의 만족답변을 이끌어내기 위해 행정력을 불필요하게 낭비하며 행사, 학기말, 학기 초 업무로 바쁜 학교를 더 큰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교육자로서 학생들을 위해 교육활동을 해야 할 현장의 많은 교사들을 교육청의 1등 욕구와 상금벌이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으로 교사들의 업무를 과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제대로 일한 다음에 좋은 결과를 나오기를 바래야지 내용도 없이 홍보를 먼저 한 뒤 결과를 바라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며 “선생님들의 진정한 교육활동 지원과 진짜 학부모와 학생에게 필요한 정책을 해달라”을 촉구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만족도 관련 교부금이 나와 보다 많은 교부금 확보로 학교에 혜택이 가도록 강제성 없이 요령 등을 선생님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조금 과하게 행동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면서 “선생님에게 여러 불편끼친 것 죄송하다. 경북교육을 위해서 그런것인 만큼 이해해 줬으면 한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