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 감문면에 위치한 위량초등학교는 전교생 모두가 서로를 알고 함께 성장하며 세상으로 한 발 더 나아갈 힘을 기르는 작은학교다. 학생 수는 많지 않지만 학교가 제공하는 배움의 기회만큼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학생들의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위량초등학교는 과학과 예술, 자연과 공동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교육을 통해 인구 감소 시대 농촌 작은학교의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1932년 개교해 개교 90년을 훌쩍 넘긴 위량초등학교는 그동안 5342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현재 35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2020년부터 작은학교 자유학구제를 실시해 올해 12월 2명의 외부 학구 학생이 전학 오는 등 적지 않은 학생이 유입되고 있으며 창의융합과학중심 학교교육과정 운영(학교자율시간, 한국과학우주청소년단 학생동아리 활동), 오감으로 느끼는 다양한 현장체험학습(연간 10회), 상상과 손으로 만드는 인성인문학 및 문화예술교육, 꿈과 희망을 품고 성장하는 늘봄학교 운영, 학교를 잇고 마을을 엮는 초·중 공동교육과정 운영 등의 특색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위량초등학교의 가장 큰 자랑은 학생들의 탐구심을 실제 경험으로 이어주는 학교자율시간 ‘과학탐험대’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과학 흥미 유발을 넘어서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신장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학생들은 레이저 서바이벌 경기 속에서 광선의 직진성과 반사 원리를 익히고, 줄넘기·배드민턴 활동에서는 속력, 회전, 공기 저항 등을 몸으로 체감하며 과학의 원리를 스스로 발견해 간다.또 전동비행기 제작, 모형로켓 발사, 날개 설계 실험 등 창작형 실습을 통해 ‘나는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우고 있다. 과학이 교과서 속 개념이 아니라 직접 날아오르는 가능성이라는 사실을 배우는 것이다. 더 나아가 2박3일간의 부산 도시 탐험은 학생들에게 도시과학의 매력을 선물했다. BEXCO와 광안대교, 해상공원 탐방을 통해 건축·해양과학을 배우고 키자니아에서는 과학 관련 직업군을 직접 체험하며 진로에 대한 눈을 뜨도록 도왔다.
이러한 노력이 성적이라는 결과로도 이어졌다. 올해 전국항공우주과학경진대회 경북 예선 전원 입상에 이어 전국본선 물로켓 부문 경북 유일 입상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작은학교 학생들이 보여준 이 성취는 지역 교육의 자부심으로 자리 잡았다.위량초등학교의 교육은 학교 밖으로도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우리들의 사계’라는 슬로건 아래 계절별 맞춤형 현장체험학습이 운영된다. 봄에는 메이커체험관 탐방, 마을지형 탐구를 실시하고 여름에는 물놀이와 인문환경 체험이 이어진다. 가을에는 과학관 방문·레저 활동·동물원 생태체험을 실시하고 겨울에는 눈썰매와 발명교육센터 체험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들은 책으로만 배우기 힘든 ‘세계에 대한 감각’을 키운다.
학교 실습지를 활용한 고구마·유채꽃 가꾸기, 연못의 수생식물 관리 등도 단순한 농사 체험이 아닌 생태 감수성과 공동체성을 기르는 교육이다. 학생들이 심은 유채꽃은 다음 해 학교 축제의 주인공이 된다. 심고 기다리고 피어나는 자연의 시간 속에서 학생들은 책에 없는 배움을 얻는다.작은 학교일수록 더 필요해지는 것이 정서적 성장이다. 위량초등학교는 문화예술교육을 촘촘히 엮어 학생들의 감성과 표현 능력을 길러주고 있다. 먼저 독서교육으로 그림책 감상, 핵심주제 찾기, 나만의 그림책 제작 등을 실시한다. 또 국악교육으로 장구·단소·소금 연주, 판소리 체험 등을 하고 연극교육으로 상황극, 감정 표현 훈련, 작은 발표회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함께 무대를 만드는 기쁨을 체험한다.방과후 늘봄학교를 운영해 교육 격차 없는 배움의 기회를 실현하고 있다. 영어회화, 독서논술, 컴퓨터코딩, 배드민턴 등 전교생 모두가 참여하는 방과후 늘봄학교에서 학생들은 자격증 취득에도 도전하고 있다. ITQ, 종이접기 자격증 준비까지 이뤄져 작은학교에서도 진로 기반 교육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학생 수 감소로 인해 학예 행사가 어려웠던 위량초등학교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감문면의 유일한 초등학교인 위량초등학교와 역시 유일한 중학교인 감문중학교가 협력해 백운예술제 ‘우리들의 하모니’를 공동 개최한 것이다. 공연과 체험 중심의 축제에서 초·중 학생들은 선후배로 만나고 학부모와 지역사회는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 이 행사는 작은학교의 문화적 한계를 극복한 교육공동체 혁신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지역과 학교가 함께 아이들을 키운다는 사실이 가장 잘 드러난 순간이다.위량초등학교는 교육만큼이나 학생들의 안전까지 책임지고 있다. 위량초등학교는 통학시간이 최대 50분에 이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쿨버스를 추가 투입하고 노선을 재조정해 30분 이내 등교를 실현했다. 또 교내에는 차 없는 생활공간 조성, 위험 수목 제거, 폐공터를 정비해 생태교육장으로 변환했다. 이 모든 변화는 ‘학생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결과다.
6학년 전교학생회장 김주성 군은 “우리는 서로를 잘 알고 있어 싸우더라도 금방 화해한다”고 말했다. 김 군은 “우리 학교는 체험학습을 많이 가서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며 “우리 학교를 많이 응원해 주고 많은 친구들이 전학와서 함께 행복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태선 교장은 “작은 학교의 장점을 극대화해 모든 학생이 주인공이 되는 생동감 있는 학교를 만들겠다”며 “학생들이 능력과 재능을 잃지 않고 성장하도록 조용하지만 힘 있는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장은 또 “학생 수가 적다고 교육이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작은 규모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등 뒤를 더욱 오랫동안, 더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량초등학교는 놓치지 않는 교육, 경험을 중심으로 하는 배움,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공동체 이 세 가지를 바탕으로 농촌 작은학교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