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이 국가적 위기로 대두된 가운데, 경북의 한 도시가 눈에 띄는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영천시가 2024년 합계출산율 1.25명을 기록하며 전국 시(市)부 1위, 경북 시부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2019년 1.55명에서 다소 감소했지만 전국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다.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전 과정을 책임지는 정책 설계’에 있다.
◆ 결혼부터 주거까지…신혼부부 부담 덜다
영천시는 결혼 초기 가장 큰 고민인 ‘주거’와 ‘경제적 부담’ 해소에 집중했다. 혼인 7년 이내 신혼부부에게는 300만원 결혼장려금을 3년에 걸쳐 지급한다.특히 2025년부터 확대 시행되는 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사업은 혼인 7년 이내로 기준을 완화하고 대출한도도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했다. 연 1.5% 이내 이자를 최대 3년, 자녀 수에 따라 최장 5년까지 지원받을 수 있으며, 최대 지원액은 750만원에 달한다.또한 문외동에 조성된 ‘천원주택’은 하루 1000원, 월 3만원의 임대료로 최대 6년 거주할 수 있어 평균 경쟁률 22:1을 기록했다. 2026년에는 금호읍에 42호가 추가 공급될 예정이다.
◆ 임신·출산 의료비 전폭 지원아이를 갖기 전 단계부터 지원은 시작된다. 임신준비 키트 제공, 풍진 항체검사 및 예방접종, 산전 백일해 무료 접종 등 예방 중심 정책을 운영한다.임신 중에는 초음파 3회 지원과 막달 건강검진비를 보조하고, 고위험 임산부에게는 최대 300만원까지 의료비를 지원한다. 35세 이상 산모에게는 최대 50만원, 청소년 산모에게는 120만원 한도의 의료비도 지원된다. 2025년부터 시행되는 산후조리비 지원사업은 출산 1회당 최대 100만원을 지원해 산모 회복까지 책임진다.
◆ 출산장려금, 둘째부터 ‘파격’
영천시의 출산·양육 장려금은 전국에서도 손꼽힌다. 첫째 300만원 둘째 1300만원 셋째 1600만원 넷째 이상 1900만원 다자녀 가정에 실질적 체감 혜택이 돌아가도록 설계했다.
◆ 24시간 돌봄체계…'아이안심 365'
영천시 돌봄정책의 핵심은 시간의 제약을 없앤 ‘24시 돌봄’이다. 아이안심 365 24시 돌봄’ 체계 아래 지역아동센터 야간 연장, 초등 방학 돌봄터 운영, 그리고 ‘K-보듬6000’을 통해 야간·주말·긴급 상황까지 대응한다.평일 오전 7시 30분부터 자정까지, 주말·공휴일에도 운영되는 돌봄시설은 맞벌이·교대근무 가정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아이돌보미 인력도 2025년 145명에서 2026년 165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 ‘아이행복센터’ 개관… 통합돌봄 거점 구축
2025년 11월 문을 여는 영천시 아이행복센터는 영천 돌봄정책의 상징적 공간이다.이곳에는 장난감도서관 24시 연장 다함께돌봄센터 공동육아나눔터 가족센터 아픈아이 긴급돌봄센터 등이 한 공간에 집적된다.‘의료형 돌봄센터’까지 포함한 통합 모델은 전국적으로도 드문 사례다.
◆ 교육·교통까지… 양육 전방위 지원
초등학교 입학축하금 20만원, 중·고등학생 교복구입비 30만원 지원, 6~18세 교통비 전면 무료화 등 교육비 부담도 줄였다.학생 안심귀가 택시 지원, 직장맘 방학 돌봄, 다자녀 수도·하수도 감면, 체육시설 50% 할인, 자동차 취득세 감면까지 촘촘하다. 2026년부터는 다자녀 차량 무료렌탈 사업도 시행될 예정이다.
◆ “아이 키우는 일, 지역이 함께 책임진다”
2007년 지역 내 마지막 분만실이 문을 닫은 이후, 출산 인프라 회복은 절실한 과제였다. 2020년 분만산부인과가 다시 문을 열며 ‘원정 출산’ 불편을 해소했고, 이후 정책은 점점 정교해졌다.영천시 관계자는 “단순한 출산장려금을 넘어, 임신 전부터 초등·청소년기까지 끊김 없는 지원 체계를 완성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저출생 시대, 해법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생활 속 체감 정책일지 모른다. 결혼을 망설이던 청년이 정착을 고민하고, 아이 낳기를 두려워하던 부부가 결심할 수 있는 도시. 영천시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