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지난 수년간 이어진 쿠팡의 독주 체제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49조원이라는 역대 최대의 외형 성장과 이익을 거뒀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경영진의 대응에 실망한 핵심 소비층의 이탈로 로켓 성장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특히 구매력을 갖춘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이른바 '탈팡'(쿠팡 회원 탈퇴)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들은 '로켓 성장'의 사실상 핵심 엔진이었다는 점에서 쿠팡에 뼈아픈 지점이다. 이는 네이버(NAVER)와 신세계그룹 등 경쟁사에 기회로 작용하며 쿠팡이 철옹성처럼 강자로 군림했던 이커머스 시장 판도가 예측하기 어려운 격변의 시기로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쿠팡의 위기는 데이터로 증명됐다. 쿠팡Inc가 지난 2월 26일 공시한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약 115억원(8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나 급감했다. 지난해 말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수습하기 위한 마케팅비 투입과 조사 비용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이상 신호는 이용자 지표에서도 감지됐다. 15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쿠팡의 전체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작년 12월 348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 달 3364만명으로 두 달 만에 약 120만명이 이탈했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연령대별 결제 데이터다. 전 연령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사용자 수가 감소했으나, 40∼60대에서 감소세가 눈에 띈다. 가계 소비의 주도권을 쥐고 식료품과 가전 등 고정적이면서도 고단가의 구매층을 형성하기 때문이다.모바일인덱스 데이터에 따르면 쿠팡의 전체 월간 신용·체크카드 결제추정액은 작년 11월 4조4735억원에서 지난 달 4조220억원으로 약 10.1%(4515억원) 줄어들었다. 이 중 50대는 같은 기간 9704억원에서 8502억원으로 약 12.4%(1202억원) 줄어 감소액이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는 약 9.5%(1167억원) 줄어 뒤를 이었으며, 60대 이상은 6.0%(339억원) 감소했다.석 달 새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만 결제액이 9.8%(2710억원) 증발한 것으로 전체 감소액의 약 63%를 차지하며 매출 감소의 결정타가 됐다. 한 번 정착하면 채널을 잘 바꾸지 않는 연령대가 이렇게 등을 돌렸다는 것은 쿠팡에 '적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30대 결제액도 9.0%(947억원), 20대 이하는 16.8%(609억원)가 각각 줄어들었다.쿠팡이 주춤하는 사이 네이버의 새로운 쇼핑 플랫폼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중장년층이 대거 유입된 징후가 나타나는 등 변화가 뚜렷하다. 유통업계에선 막강한 배송망을 무기로 한 쿠팡의 장악력은 여전히 공고하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최근 연령대별 사용자와 결제액 감소로 나타난 균열도 구조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