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2000년대 들어 미국의 요청에 2003년(자이툰부대)과 2020년(청해부대) 두 차례 파병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미국의 이라크 침공 후 한국이 이라크에 자이툰부대를 파병했다. 전후 재건을 지원하는 공병과 의료지원단 부대로 전투 작전과는 거리를 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인 2020년 1월에는 이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위협받자 '해협 공동방위'를 요청했다. 문재인 정부는 고심 끝에 청해부대를 파견해 독자적인 상선 보호 임무를 수행했다.최근 이란과 전쟁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이 필요없다고 말을 바꾸긴 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청했다. 그러나 응해야 할 명분보다 참전형 파병을 해서는 안될 이유가 훨씬 많다. 전투 병력을 실은 군함을 보내는 것은 동맹 지원이 아니라 사실상 전쟁 참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한국이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 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란과의 외교관계도 주요한 고려 대상이다. 이란이 미국의 적대 국가가 되는 바람에 한국과 이란의 관계가 위축됐지만 원유 수급을 비롯한 경제협력은 한국에 긴요하다.트럼프 대통령이 촉구하는 '동맹국의 기여'라는 측면에서도 한국은 마땅한 역할을 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병력과 물자를 이동 배치하는 전략적 유연성에 한국은 안보 공백 우려를 감수하면서도 수용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미국의 의지에 따라 작동하고 있다. 한국 원유 수입의 70%, 그 중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다. 이 해협은 한국경제에 필수적인 에너지 확보의 대동맥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나 통항 제한은 커다란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란전쟁 이후 유가 상승으로 인한 산업 피해와 생활 불편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에 실망감을 표출하는 것으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가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 미국에 유리한 이란전쟁의 출구를 찾을 때까지 또 다른 시도가 이뤄질 수 있다. 미국이 동맹국의 호응을 못 받는 것은 중동 정세 인식과 전쟁 목적에 대해 공감을 얻지 못한 결과다. 미국이 드러낸 '거래적 동맹관'도 동맹국들에 '국익 우선'이라는 가치를 되새기게 했다. 한국은 이미 '참전 없이 감당할 비용'을 치르고 있다. 외교적 해법이 필요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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