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협상 국면에 접어들면서 전쟁이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피어오른다. 다만 이 전쟁은 한 쪽이 무너지기 전까지 종전이 쉽지 않은 한계도 지녔다. 공격을 시작한 미국도, 저항 중인 이란도 대체 불가한 각자 이유가 있다. 미국은 이란의 핵 개발 절대 불용 원칙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 에너지 패권과 친중 네트워크 와해라는 국가 전략 면에서 더욱 그렇다. 이란 역시 핵 개발과 호르무즈 이권 포기는 쉽게 놓을 수 없는 생존 문제다.그래서 이번 전쟁은 이란 신정(神政) 정권이 핵 프로그램 포기로 타협하며 일단 권력 수명을 늘리거나, 신정 체제 붕괴로 현대적인 민주정 시스템이 들어서는 결말로 갈 가능성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문제는 주된 전장(戰場)이 이란 영토인 만큼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주체가 이란 민중이란 점이다. 이란 정권과 호위무사인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미제 사탄과 맞서는 성전'이라는 종교·민족적 프레임으로 전쟁 장기화를 위한 내부 여론 결속을 도모하고 있다.이란 신정 정권의 '퇴로 없는 행보'는 현대사에서 익숙한 장면이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그리고 3대째 세습 독재 정권을 유지하는 북한과 너무 닮았다. 지배 세력이 국민의 삶과 안녕보다 권력 유지를 중시하는 탓에 다수 민중의 삶이 고통 속에 방치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내부에서의 합리적 의견 제시나 토론은 허용되지 않고, 정권 전복 시도가 성공하긴 어려운 국가 체제다. 특히 2차 대전 당시 일본과 현재 이란은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절대 권력이 승산이 희박한 전쟁을 계속하길 고집하며 피해가 커졌다는 점에서 판박이 같다.지금의 이란과 북한, 군국주의 시절 일본제국이 이렇게 비이성적 공통점을 보인 근본적 이유는 정치 체제가 종교화됐기 때문이며 이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 더 두려운 건 신격화되고 우상화한 통치자를 지지하는 무리의 횡포와 독주다. 절대자의 권력을 먹고 사는 이들은 사회 안에서 극단적인 확증 편향을 만들고 집단적 사고를 통해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탄압한다. 그 옛날 광신도적 현상이 21세기에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는 건 비정상이다. 절대 권력을 누려온 신격화된 권력자와 그를 추종하는 세력이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자못 궁금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