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중간 경제전망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주요 국제기구가 내놓은 것이어서 주목받았다. 이 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유독 크게 하락한 것과 함께 충격을 준 것은 물가 급등 전망이다. OECD는 올해 주요 20개국(G20)의 물가 상승률이 무려 4.0%로 뛸 것으로 내다봤다. 석 달 전인 작년 말 예상했던 2.8%보다 1.2%포인트(p) 오른 수준이다. 한국 소비자물가는 2.7%나 상승할 것으로 전망해 작년 말 예상했던 1.8%보다 0.9%p 올랐다.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이 유독 크게 하락했다.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9%로 작년 말과 변동이 없었고 중국(4.4%), 일본(0.9%)도 석 달 전 전망이 그대로 유지됐다. 전쟁을 치르는 미국은 오히려 2.0%로 석 달 전보다 0.3%p 올랐는데 한국은 2.1%에서 1.7%로 0.4%p 하향 조정됐다. 하향 조정폭이 영국(0.5%p)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수입 에너지와 대외 무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경제구조가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전쟁 발발 이후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이 반영된 소비자물가가 이번 주 발표된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0월과 11월 2.4%에서 12월엔 2.3%, 올해 들어 1월과 2월엔 2.0%를 유지해왔다. 3월 물가는 이란 전쟁으로 치솟은 에너지 가격 등을 반영해 2%대 초중반으로 유지되더라도 4월 지표부터는 물가 쇼크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까지 달러당 1,500원을 넘는 형편이어서 고환율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까지 더해질 수밖에 없다.정부는 에너지 가격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2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추진하고 있다. 저소득층과 소상공·자영업자, 수출기업 등의 유류비·물류비 증가를 지원해야 할 필요성이 크지만, 자금이 풀리면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음도 유의해야 한다. 물가가 오르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지만, 이 경우 부진한 경기가 더 어려워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추경으로 정밀한 지원을 추진하는 한편 재정과 통화정책의 정교한 조화를 통해 물가 충격을 극복하고 성장 동력을 복원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