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포성은 멈췄지만 2주일간의 휴전은 불안하다. 휴전이 정전 합의로 이어지기까지 수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휴전 합의 직전까지 미국과 이란이 주고받은 격렬한 공방을 보면 앞으로 양측이 11일 파키스탄에서 열릴 협상을 시작으로 합의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수와 충격이 발생할 것이다. 종전 합의로 가는 길은 험난하겠지만, 우리로서는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26척의 우리측 선박과 선원들을 빼내 오는 게 급선무다.이번 전쟁으로 우리가 치를 가장 큰 비용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이로 인한 물가 불안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가장 희망적인 조기 종전 시나리오에서도 국제유가는 전쟁 전보다 43%나 높은 배럴당 90달러에 머물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나 확전 시에는 더 오를 것으로 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시장 충격이 몇 년간 이어질 것이라 했다. 고물가가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를 위축시켜 경기 하강으로 이어진다면 감내해야 할 비용은 더 커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내렸고 물가상승률 전망은 1.8%에서 2.7%로 높여 잡았다. 전쟁 여파가 공급 측면의 일시 충격 수준으로 그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국내 경기의 타격이 커진다면 26조2000억원의 추경이 끝이 아닐 수도 있다. 중동 시장을 상대하는 국내 기업들이 입은 손실, 치솟은 금리와 물가로 가계가 치르게 될 비용은 추산하기도 어려울 지경이다.이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그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미래의 비용이다. 언제라도 협상이 결렬돼 이란이 다시 화염에 휩싸일 수 있고, 정전에 이르더라도 합의 내용에 따라 세계 각국이 지불해야 할 에너지 가격과 물류비용이 달라질 것이다. 한국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푸념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에게 또 어떤 청구서를 들이밀지 알 수 없다는 것도 불안하다. 트럼프 대통령 시대의 지불 비용은 비싸다. 하지만 그 비용을 일회성으로 허비할 것인지, 아니면 경제구조를 바꿔나가는 기회와 투자로 삼을 것인지는 우리 하기에 달렸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