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여신 건전성이 눈에 띄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연체율이 일제히 상승해 부문별 '역대 최고'가 속출했고, 업종별로는 부동산업과 임대업, 서비스업 등의 연체율이 유독 높았다. 중동 전쟁 여파로 시장 금리가 높아진 상황에서 부실채권이 빠르게 쌓여 우려를 낳고 있다.28일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공개한 팩트북 등에 따르면, 1분기 말 전체 연체율 단순 평균치는 0.40%로 집계됐다. 작년 4분기 말(0.34%)보다 0.06%포인트(p) 상승했다.KB국민은행의 전체 원화 대출 연체율은 0.35%로, 전 분기보다 0.07%p 높아졌다. 가계(0.28%)와 기업(0.40%) 연체율이 각각 0.01%p, 0.12%p 올랐다. 대기업 연체율이 0.03%에서 0.32%로 뛰어 2018년 2분기(0.39%)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높았다. 신한은행의 전체 연체율은 0.28%에서 0.32%로 0.04%p 올랐다. 가계 연체율이 0.24%에서 0.25%로, 대기업 연체율이 0.05%에서 0.15%로, 중소기업 연체율이 0.42%에서 0.46%로 일제히 상승했다. 하나은행은 전체 연체율이 0.39%에 달해 지난 2017년 1분기(0.41%)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업종별로는 부동산업 등의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신한은행의 부동산업 및 임대업 연체율은 1분기 말 0.35%로, 202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연체율도 2.08%에 달해 역대 최고였다.하나은행의 부동산업 및 임대업 연체율은 0.57%로, 2016년 2분기(0.58%) 이후 약 1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아울러 하나은행의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연체율은 0.75%, 공공행정, 국방 연체율은 1.50%로, 각각 2016년 집계 이래 최고치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부동산업 및 임대업은 업황 부진으로 연체율이 상승했다"며 "나머지 업종은 모수가 작아 연체율이 튄 경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우리은행의 부동산업 역시 작년 4분기 말에 이어 올해 1분기 말 0.41%를 2분기째 유지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우리은행의 정보통신업 연체율은 1.21%, 교육서비스업 연체율은 1.37%,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은 1.68%로 각각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부동산업 연체율 상승과 관련, "부동산 시장 악화로 인한 공실률 증가와 자영업 침체가 맞물려 최근 연체율이 지속 상승 중"이라고 말했다.연체 기간 3개월 이상의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크게 올랐다. 5대 은행의 1분기 말 전체 NPL 비율을 단순 평균하면 0.37%로, 전 분기 말(0.34%)보다 0.04%p 올랐다. KB국민은행의 전체 NPL 비율은 작년 4분기 말 0.28%에서 올해 0.34%로 0.06%p 올랐다. 가계(0.21%)와 기업(0.44%)이 각각 0.01%p, 0.10%p 상승했다. 이 중 가계 NPL 비율은 2020년 2분기(0.22%) 이후 약 6년 만에 가장 높았다.시중은행 관계자는 "2023∼2024년 금리 인상 여파로 전반적으로 부실채권 비율이 높아졌다"며 "개인 회생 차주 증가와 저신용자 신용대출 부실 등으로 가계 부문의 부실채권이 증가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향후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시장금리가 더 오르면 부실채권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며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