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마라톤협상에도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21일 총파업이 예고된 가운데, 정부가 최후 수단인 '긴급조정권'을 꺼내 들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결정권이 있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긴급조정권 발동 시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과 정면충돌할 여지가 크고 노동계 반발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로서는 신중을 기하는 모양새다.13일 정부부처와 업계 등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삼성전자 노사의 사후조정을 진행했으나, 노사 양측의 현격한 입장차를 확인한 채 조정 종료를 선언했다. 노조 측 중단 요청에 따라 별도의 조정안도 제시하지 않았다. 추가 조정 가능성은 남겨뒀다. 중노위는 노사 양측이 합의해 추가 사후조정을 요청할 시 언제든지 지원한다는 입장이다.사후조정이 아니더라도 총파업 전에 노사 간 자율교섭이 이뤄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2024년 7월 첫 파업 때도 사후조정을 통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자율적으로 교섭을 재개해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전망은 밝지 않다. 성과급 상한 폐지와 제도화 등에 대한 노사 양측의 견해차가 커 총파업 전에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당장의 시선은 법원으로 향한다. 삼성전자는 "노조 쟁의를 멈춰 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고, 수원지법은 이날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에 대한 2차 심문기일을 진행한다. 법원은 파업 개시일 하루 전인 20일까지 결론을 낸다는 방침이다. 다만, 법원에서 사측 요구를 받아들이더라도 총파업 자체를 원천 봉쇄하기는 어렵다. 가처분 신청이 위법한 쟁의로 한정되기 때문에 적법한 절차 내에서의 총파업은 가능하다.결국, 최후 수단으로 노동부의 긴급조정권이 떠오른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76조에 근거한 제도다. 쟁의행위가 국민의 일상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예외적 조정 절차다. 긴급조정권 발동 시 즉시 쟁의행위를 중지해야 하며, 30일간 쟁의행위를 재개할 수 없다. 중노위는 조정 및 중재 절차를 진행한다.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피해액이 40조원이 넘고 반도체 초호황기 고객 이탈과 공급망 훼손 등 치명적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삼성전자 총파업은 국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최후의 보루인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노동부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김 장관은 이날 유튜브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파업하고 말고는 노조의 선택이지만, 정부는 파업까지 이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대화를 주선하고 물 밑이든 물 위로든 분초를 쪼개 양쪽을 조율하겠다"고 강조했다. 노동부 관계자도 이에 대해 "검토하는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