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돌입 목전에서 도출한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이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산업계에 확산할 계기를 마련하면서 산업간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가 지난 20일 서명한 잠정 합의안의 핵심은 사업성과(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한 것이다. 반도체(DS) 부문에만 돌아가는 이 성과급은 향후 10년간 상한 없이 지급된다. DS와 완제품(DX) 부문에 모두 지급되는 성과인센티브(OPI)는 기존 방식대로 연봉 대비 50%인 상한이 적용된다.새 성과급 제도를 적용하면 DS 부문의 실적을 주도하는 메모리 사업부 직원들은 연간 사업성과 300조원 기준 특별경영성과급으로만 최대 5억5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연봉 1억 기준 5000만원의 OPI를 더하면 연봉 외에 성과급만 6억원으로, 총급여는 세전 7억원 수준이다. 이는 우리나라 대기업 직원 연봉의 7배에 달하는 거액이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분석 가능한 211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직원 1인당 성과급을 포함한 실질 평균 연봉은 1억280만원이었다.중소·중견기업까지 포함한 전체 근로자 평균치와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극명하다. 국내 모든 사업체의 상용 근로자 1인당 임금 총액은 작년 기준 5061만원(한국경영자총협회 분석)이었다. 삼성전자 직원이 많게는 일반 근로자 14명의 연봉을 한 번에 받게 되는 셈이다.문제는 삼성전자나 앞서 지난해 비슷한 제도를 도입한 SK하이닉스처럼 초호황에 힘입어 '영업이익 N%'를 제한 없이 성과급으로 두는 모델을 도입할 여력이 되는 소수 기업과 나머지 간의 임금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반도체를 비롯해 조선, 방산, 전력기기 등 호황을 맞은 일부 산업 외 대다수는 지속 성장을 위한 설비 및 연구개발 투자 재원을 확보하느라 영업이익에 맞춘 성과급을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성과급 개선 요구에 나설 노조 단체활동조차 여의찮은 소규모 기업에서는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이 언감생심이다. 고용노동부 '2024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에 따르면 근로자 300명 이상 기업의 노조 조직률은 35.1%지만 100∼299명은 5.4%, 30∼99명은 1.3%이었다. 30명 미만 기업에서는 0.1%에 불과했다.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삼성전자 임금협상으로 추가 성과급 요구가 확산하면서 자칫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심화할 수 있다"며 "성과급 배분 문제에서 원청 노조는 협력업체 노조에 전향적인 연대의 태도를 보이며 노동 시장의 약자들도 품는 포용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