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 장수면은 소백산 줄기가 완만하게 이어지는 영주 서부권에 자리한 중산간 농촌지역이다. 주마산을 비롯한 산지에 둘러싸인 분지 지형 속에서 오랜 세월 농업과 공동체 문화를 이어오며 영주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 1949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장수면은 중앙고속도로 영주IC와 국도 28호선이 지나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고 영주 시가지와도 가까워 농촌의 정주환경과 도시의 편리성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장수면을 대표하는 산업은 단연 약초다. 소백산 자락의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큰 일교차는 예로부터 약초 재배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해 왔다. 주민들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약초를 재배하며 영주 한방산업의 기반을 뒷받침하고 있다. 약초 재배는 단순한 농업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생활문화 속에 깊이 뿌리내린 장수면의 대표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생강 역시 장수면 농업의 경쟁력을 상징하는 작목이다. 장수면 생강은 배수가 좋은 토양과 중산간 기후 속에서 자라 향이 진하고 조직이 치밀한 것이 특징이다. 저장성이 뛰어나고 품질이 우수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으며 농가 소득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수확철이 되면 곳곳의 밭에서 생강을 캐는 풍경이 펼쳐지며 장수면만의 농촌 정취를 만들어 낸다.
축산업도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축이다. 장수면에서는 한우 사육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청정 자연환경과 풍부한 조사료 기반, 축적된 사양관리 기술을 바탕으로 축산농가들이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으며 약초와 생강, 한우를 중심으로 한 농축산업은 지금도 장수면 주민들의 삶을 떠받치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하고 있다.
장수면의 풍요로운 농업은 지역의 독특한 지질 환경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장수면 일대는 소백산 지맥을 따라 화강암층이 넓게 분포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세월 풍화된 화강암은 배수가 좋은 토양을 형성해 약초와 생강 재배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해 왔다. 화강암은 농업뿐 아니라 지역 산업 발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장수면에는 이른바 ‘장수석’ 또는 ‘영주석’으로 불리는 우수한 화강암이 매장돼 있으며 석재 산업이 오랫동안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 장수석은 조직이 치밀하고 석질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건축석과 가공석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돼 왔으며, 현재도 채석장과 석재 관련 업체들이 운영되고 있다.
장수면은 깊은 역사와 전통문화를 간직한 고장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는 조선 전기 문신이자 공신인 장말손이 있다. 세조와 성종 대에 활동한 장말손은 조선 초기 정치사와 학문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장수면에는 장말손과 관련된 국가 보물들이 집적돼 있어 지역 문화유산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장계 홍패 및 장말손 백패·홍패, 장말손 초상, 장말손 적개공신교서, 장말손 유품, 장말손 종가 고문서 등은 모두 국가 보물로 지정돼 있다. 이들 유물은 조선 전기 과거제도와 공신제도, 관료사회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으며 장수면의 역사적 깊이를 보여주는 대표 문화유산이다.국가민속문화유산인 인동장씨 종택 역시 장수면의 자랑이다. 전통 종가문화와 건축양식을 간직한 종택은 장수면 유교문화의 상징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이개립 문중 소장 문적 등 다양한 문화재가 전해 내려오며 지역의 역사적 품격을 더하고 있다.
의산서원도 빼놓을 수 없다. 지역 유림의 정신적 구심점 역할을 해온 의산서원은 선현들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는 공간으로 장수면 선비문화의 뿌리를 보여준다. 서원을 중심으로 이어져 온 학문 전통과 공동체 정신은 오늘날에도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자산으로 남아 있다.장수면의 현재를 농업과 문화가 만들었다면 미래를 이끌 동력은 첨단 베어링산업이다. 장수면에는 국내 대표 베어링 전문기업인 베어링아트 영주공장이 자리하고 있으며, 하이테크베어링 시험평가센터도 운영되고 있다. 베어링은 자동차와 철도, 항공기, 로봇, 반도체 장비, 공작기계 등 거의 모든 기계산업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다.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술집약형 부품으로 ‘기계산업의 쌀’이라 불릴 만큼 중요성이 크다.
특히 장수면은 단순한 생산기지를 넘어 연구개발과 시험평가 기능까지 갖춘 첨단산업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기업들은 시험평가센터를 통해 각종 성능시험과 신뢰성 평가,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생산시설과 연구 인프라가 함께 집적된 산업 생태계는 장수면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영주시가 추진 중인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 역시 장수면의 미래와 맞닿아 있다. 국가산단과 연계한 기업 유치와 연구개발 기능 확대가 본격화될 경우 장수면은 단순한 농촌지역을 넘어 대한민국 베어링산업을 이끄는 핵심 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약초와 생강, 한우가 장수면의 현재를 지탱하고 있다면 첨단 베어링산업은 장수면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며 새로운 발전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장수면은 산업 육성과 함께 정주여건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영주시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을 추진해 장수문화복지센터와 다목적강당, 광장 등 주민 생활기반시설을 조성했다. 사업을 통해 문화·복지·교육 기능이 강화되면서 주민들의 생활 편의성이 높아졌고, 공동체 활성화의 기반도 마련됐다.특히 생활SOC 확충과 주민 공동체 활성화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은 단순한 시설 조성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이 함께 모이고 배우고 소통하는 공간을 제공하면서 장수면의 정주환경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인 베어링산업과 더불어 이러한 정주여건 개선 사업은 장수면 발전의 또 다른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김상호 장수면장은 “장수면은 영주시의 관문으로 풍요로운 자연환경 속에서 약초와 생강을 재배하고 한우를 키우며, 장말손 유물과 종가문화, 선비정신을 이어가고 있다”며 “여기에 첨단 베어링산업이라는 미래 성장엔진까지 더해지면서 장수면은 전통과 혁신이 조화를 이루는 영주 서부권의 중심지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