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하투'(夏鬪)가 본격화하고 있다. 원청의 하청에 대한 사용자성을 강화하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개정 이후 처음으로 하청노조의 원청기업을 상대로 한 적법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보기술(IT)업계의 성과급 투쟁도 현재 진행형인 데다 완성차 업계 노조도 연이어 쟁의행위권을 확보하면서 하투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인다.28일 노동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플랜트건설노조는 지난 19일부터 26일까지 전국 8개 지역에서 원청교섭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플랜트노조는 오는 29일 찬성률을 공개하고 다음 달 1일 기자회견에서 교섭에 나서지 않는 원청기업을 대상으로 한 총파업 투쟁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하청 노동자의 안전 보건과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진짜 사장'인 원청사가 산업안전 의제에서 교섭에 나오라는 게 플랜트노조의 주장이다. 이들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포스코, 에쓰오일, 고려아연, SK에너지 등 발주사 4곳과 SK에코플랜트를 비롯한 종합건설사 10곳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도 연이어 발주·건설사들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하지만, 최근까지 현대엔지니어링 외에는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조차 안 하고 있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플랜트노조 관계자는 "특히 핵심 기업인 포스코는 노동위원회에서 연이어 사용자성이 인정됐는데도 4차례나 노조 교섭 요구에 불참하고 교섭을 해태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포스코는 지난 25일에야 노조 측에 교섭 의사를 타진해 왔지만, 여전히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앞으로 고소·고발, 노동위원회 진정, 쟁의행위 찬반투표 등 합법적 수단으로 회사를 압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금속노조도 지난 24일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현대제철이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와의 교섭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등의 정점에 현대차그룹이 있다며 각사가 하청과 교섭에 임하도록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결단하라고 촉구했다.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은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계속 요구하고 내달 15일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성과급 지급 기준을 포함한 임금협상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완성차 업계와 IT 업계에도 '파업 비상등'이 켜졌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5일 중노위 조정에 나왔으나 양측의 현격한 차이로 조정안에 이르지 못하면서 불성립됐고, 노조는 파업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현대차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96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작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750%에서 800%로 인상, 정년 연장 등을 요구했다.한국지엠(GM)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과 관련해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찬성률 86.5%로 가결됐다. 중노위에서 조정이 불발되면 노조는 파업권을 획득한다. 앞서 노조는 조합원 1인당 약 3000만원의 성과급 지급과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등이 담긴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