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북(TK)지역 패싱이 이어져 후유증이 일파만파다. 행정통합에 실패한 TK 관가와 정치권은 정부가 광주·전남에 대규모 투자 발표에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부가 1천조 원 규모의 '대한민국 도약 3대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호남으로 쏠린 데 대한 반발이 거세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9일 "산업 생태계를 무시하고 정치적 개입으로 기업 입지를 유도하는 것은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자해 행위"라면서 "4류 정치가 1류 기업 목을 비틀면 기업도 4류로 전락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이 도지사는 아울러 "광주·전남에 전 공정 팹(생산시설)까지 가게 된다면 우리 지역을 지탱하는 협력 기업들도 따라갈 공산이 크고, 대구 경북 산업경제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며 "특정 지역을 말려 죽이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도지사는 "지난번 행정통합 때도 준비 안 된 광주·전남은 느닷없이 하더니 7년 준비한 대구 경북은 법사위가 브레이크를 걸었다"며 의도적 'TK 패싱' 의혹도 제기했다.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은 대구 경북은 수도권 이남 최대 규모의 반도체 인력양성 기반과 연구개발 역량, 안정적 전력과 용수, 대규모 산업용지, 국가 반도체 특화단지와 1천700여 개 소부장 전문기업까지 갖춘 비수도권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춘 지역이라고 밝혔다. 추 당선인은 이런 지역을 검토 대상에서조차 배제됐다면 명백한 지역 차별, 지역 홀대이자 국가 산업정책의 합리성을 뒤흔드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은 "국회는 즉시 관련 상임위 개최와 '첨단산업단지 입지 결정 검증 특별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입지 선정 과정 전반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 이인선 국힘 대구시당위원장, 구자근 경북도당위원장,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을 비롯한 지역 출신 국회의원 22명이 동참해 절박함을 호소하고 정부의 발표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철회를 촉구했다.
어쨌든 이번 정부 결정은 지역을 떠나 산업 생태계를 무시한 정치적 개입으로 볼 수밖에 없다. 정치 논리에 기업이 좌우 될 경우 유치된 기업들은 결국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4류 정치가 1류 기업 목을 비틀면 기업도 4류로 전락할 것"이란 맹비난은 브레이크 없는 4류 정치에 대한 경고장이다. 이 도지사의 경고를 귀담아들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