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규 제9대 대구시의회 의장을 만났다. 대구시의회는 물론이고 전국의 광역의회 사상 처음으로 전 후반기 의장을 연임한 이력에 꼭 한번은 만나고 싶었던 인물이다. 떠날 사람이 굳이 인터뷰를 할 것이 있느냐고 극구 손사례를 치는 바람에 몇번의 시도 끝에 제9대 대구시의회 마감 하루 전에야 어렵사리 자리했다. 중구 의원과 대구시의원, 그리고 의회를 대표하는 의장까지, 시민을 대변하는 길을 걸어온 지도 20년이 된 이만규 제9대 대구시의회 의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를 시작하자 특유의 웃는 얼굴로 “임기 마지막 하루전에 뭐할라고”라는 이만규 의장에게 소회부터 물었다. 4년간의 일정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지 잠깐 뜸을 들이다가 “지나고 나면 모든 것이 찰나와 같다고 하지만, 시민의 더 나은 삶과 중구 발전을 위해 애써온 지난 시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영광스럽고 보람찬 여정”이라는 말로 운을 뗏다.▲제9대 대구시의회 의장을 마치게 된 소회는.-제9대 대구시의회가 걸어온 4년의 시간은 시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현장에서 답을 찾으며 시민의 행복과 대구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책임을 다하는 기간이었다. 제9대 대구시의회는 자치분권 2.0 시대 첫 의회로, 인사권 독립과 강화된 독립성, 책임성을 토대로 출발했다. 군위군의 대구 편입으로 행정구역이 확장되면서 살펴야 할 공간이 넓어져 균형성장이 과제였다.대구경북신공항, 미래산업 육성, 행정통합 논의까지 굵직한 이슈, 역사적인 과제들이 많았던 시기였던 만큼, 민생 현장을 수시로 찾아 직접 듣고 해법을 모색해 왔다.대구 발전을 위한 일은 집행부와 빠르게 힘을 모았고, 의회 내부의 이견 또한 존중하며 성숙하게 조율했다. 협력할 때는 누구보다 신속하게, 견제할 때는 시민의 편에서 단호히 목소리를 내는 것, 그것이 제9대 의회가 지켜 온 생산적인 긴장과 성숙한 협력의 원칙이었다.그동안 결코 쉬운 여정은 아니었다. 많은 민원은 절박함과 울분을 품고 있었고, 정책 결정의 무게로 밤잠을 이루지 못한 적도 여러번. 그럼에도 지치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은 시민께서 보내주신 ‘고맙습니다’라는 한마디 덕분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전 후반기 의장을 연임한 소감은.-1991년 대구시의회 개원 이후 선거를 통해 최초로 전·후반기 의장을 모두 맡았다. 당시 기쁜 마음에 앞서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4년 동안 가장 중요시 한 것은 갈등 해결을 위한 ‘현명한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동료의원에게 지지받고 시민들로부터 공감받는 의정활동이었다.의회 본연의 역할은 ‘견제와 감시’와 ‘건설적인 대안 제시’를 통해 시민의 삶을 개선하고, 시민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소통과 협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대구 미래를 위한 현안 사업은 시민 입장에서 풀어 나가도록 항상 노력했고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더 귀를 기울이고 집행부와 정부가 실효성 있는 정책과 대안을 마련하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4년간 대구시의회 의장으로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거나 아쉬웠던 의정활동은.-세심하게 챙겨준 동료 의원과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신 시민 덕분에 지난 4년 동안 지치지 않고 달렸다. 지역 최대 현안인 대구경북신공항, 대구경북행정통합, 달빛철도 특별법 등 중요 사업의 진행을 위해 지역 국회의원과 수시로 소통하며 주요 현안에 대해 협의하고, 이해관계가 대립하거나 갈등 양상의 사안은 중재와 조정의 역할을 했다. 특히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사업의 추진을 위해 직접 기획재정부 앞에서 1인시위를 하기도 했다. 꾸준히 민생현장을 찾아 시민이 바라는 실질적인 정책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세 차례 택시 운전대를 잡기도 했다.또 대한민국 시도의장협의회 등 지방의회 협의체 활동도 4년간 총 17회의 정기회, 임시회에 참석해 ‘전세사기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 촉구 건의‘, ‘도심융합특구 조성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 제정 촉구‘ 등 정부 건의안 26건을 발의하는 등 나름대로 열심히 움직였다. 청렴도의 경우 의원 및 직원 대상 맞춤형 청렴 교육 강화, 부패 취약 분야에 대한 자체 점검, 실효성 있는 부패방지 제도 구축 등 전방위적인 노력으로 지난 2025년도 종합청렴도 전국 최상위 등급을 달성했다.아쉽고 부족한 점은 어려운 경제 상황속에 정책이나 예산을 미처 보듬지 못한 부분과 상충되는 각자의 이익으로 인한 의견 대립도 발생한 것이다. 지방소멸 위기, 청년인구 유출,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은 아직까지 풀지 못한 과제로 남아있다. 행정통합은 대구 경북의 경제 도약을 이끌 중대한 과제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제도화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다음 의회의 과제가 됐다. 신공항 사업 또한, 국정 환경의 변화와 재원 조달의 한계로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해 대구의 더 큰 도약을 기대해 온 모두에게 큰 아쉬움이다.
▲제10대 대구시의회 의장과 의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시민사회의 요구는 점점 다양하고 눈높이는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런 시민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 깐깐하게 어떤 것 하나라도 시민 입장에서 허투루 넘어가지 않았으면 한다.예산안 심사나 행정사무감사 때 시민의 어려움을 살펴 민생경제 회복과 서민 생활 안정 방안을 제대로 담았는지 면밀히 살피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열심히 보완해 나가야 한다.미처 다 이루지 못해 아쉬움으로 남은 과제들까지 모두 제10대 의회가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로 삼았으면 한다. 현장에서 들었던 시민의 목소리, 의회 안에서 치열하게 논의했던 정책이 정쟁에 휘둘리지 않고 그간 의회가 쌓아 온 논의와 성과가 이어지길 바란다.앞으로도 시민의 기대와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는 더욱 성숙한 의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우리 역사를 바로 알리기 위해 책을 내고 강의도 하셨는데.-경제 형편이 어려웠던 어린시절, 늘 배움에 대한 갈망과 허기가 있었다. 책은 배움에 대한 목마름을 채워주는 든든한 스승이자, 아주 절친한 친구였다.상고사를 제대로 알면 ‘우리 역사의 우수성과 독자성을 깨달을 수 있다’, ‘한민족에게는 자부심을 가질 만한 훌륭한 역사가 있다’고 생각했기에 강의도 하고 책도 출간했다.특히 해외에서 공부하는 우리 젊은 세대와 재외동포 2~3세에게 한국인의 뿌리를 알려주고 싶었다. 대구 지역 대학에만 외국인 유학생이 약 2만9000명이나 있어 이들에게 우리 역사를 소개하기 위해 영어판도 출간했다.한민족의 뿌리와 상고사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는 출발점이다. 우리 학생들, 후손들에게 ‘단군의 자손으로서의 긍지’, ‘대한민국이 찬란한 문화와 역사를 이어온 민족이라는 자긍심’을 심어주는 일 또한 멈추지 않겠다.▲앞으로 어떤 활동을 펼칠 계획인지.-일단 “나는 백수다”라는 말로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 20년간 의정활동에 내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보지도 못했고 휴식다운 휴식도 가져보지 못했다. 이번 기회에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내 자신의 내면을 다시금 돌아보는 기회로 삼을 생각이다.이런 시간들이 배움에 늘 목말랐던 유년기를 기억하며 초심으로 돌아가 배우고 익히며 또다른 여정을 시작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여건이 된다면 강연, 봉사활동 등을 통해 시민들과 계속 소통하고, 역량을 발휘해야할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겠다. 의정활동은 마무리 되지만, 대구시민을 위한 그 마음만큼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