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가까이 전승돼 온 반야심경을 산스크리트 원전으로 다시 해석한 한국의 연구 성과가 일본에서도 반야심경의 바른 이해를 위한 새 지평을 열었다.  
 
사단법인 21세기불교포럼 황경환 이사장의 공동 저서 '산스크리트 원문에서 본 반야심경 역해: 일본어 번역 출판기념회'가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 출판클럽빌딩에서 열렸다.
 
한국어로 집대성한 반야심경 연구서를 일본어로 번역해 세계적인 불교문화의 중심지인 일본 도쿄에서 출판기념회를 연 것은 한국 불교 반야심경 2000년 역사에 처음 있는 일로 평가되며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한문 번역본 중심으로 이어져 온 반야심경 이해의 틀을 넘어 원전으로 돌아가 그 본래 의미를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이번 출판은 단순한 번역을 넘어 한국 불교 연구의 국제적 확장이라는 의미를 더했다.이번 출판기념회는 2023년 출간된 '산스크리트 원문에서 본 반야심경 역해(황경환, 김사철 공저, 김영사)'를 일본어로 옮겨(번역 이경철) 일본 독자들에게 처음 선보인 자리다. 이 책은 한국 불교 1600여 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산스크리트 원문을 우리말로 직접 해석하고 초기불전을 바탕으로 반야심경을 실증적으로 연구한 성과를 담아 당시에도 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황경환 이사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이번 일본어 번역 출판의 가장 큰 의미는 반야심경의 바른 이해에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반야심경은 '나란 무엇인가, 세상이란 무엇인가, 진리란 무엇인가'라는 인류 보편의 질문에 답을 제시하는 핵심 경전"이라며 "부처님의 가르침 전체를 이해하는 가장 쉬운 길이자 어두운 길을 비춰주는 횃불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이어 "일본은 세계적인 불교문화의 메카이자 불교 유산이 가장 풍부하게 남아 있는 나라"라며 "이번 일본어 번역을 통해 일본 불교계와 독자들이 반야심경의 참뜻과 생사를 뛰어넘는 수행의 길을 다시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황 이사장은 반야심경의 핵심을 '무지에서 벗어나 삶의 본질을 깨닫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태어나 하루하루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인식 속에 머물러 있다"며 "반야심경은 그러한 두려움과 집착 자체가 무명에서 비롯된 인식의 오류임을 밝히고 그 오류를 깨뜨릴 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과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가르친다"고 말했다.그는 또 "반야심경은 결코 어려운 철학서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실천의 경전"이라며 "무명의 세계에서 지혜의 세계로 마음을 돌리는 순간 생사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설 수 있다는 로드맵을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산스크리트 원문에서 본 반야심경 역해'는 기존의 한문 번역과 해설에 머물지 않고 인도 산스크리트 원문을 직접 분석해 '공(空)'과 '반야(般若)'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했다. 특히 형이상학적 설명을 배제하고 초기불전에 근거해 붓다의 수행 과정을 따라가며 반야심경을 쉽게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또 반야심경 마지막에 등장하는 다섯 개의 만트라를 수행의 핵심으로 제시하며, 그것이 해탈과 열반으로 향하는 실제적인 수행 체계임을 새롭게 조명했다.황 이사장은 "순야(비어 있음)와 프라즈냐 파라미타(지혜의 완성), 그리고 다섯 만트라의 의미를 밝히는 것이 오랜 연구의 화두였다"며 "260자의 짧은 반야심경 안에 인간의 삶과 죽음, 존재의 본질에 대한 해답이 모두 담겨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책은 서기 649년 현장 스님의 한문 번역본과 산스크리트 원문을 면밀히 대조하며 일부 번역에서 원문의 의미가 추가되거나 생략된 부분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점도 주목받았다. 황 이사장은 기존 번역의 오류를 객관적인 근거와 함께 제시하고 원전에 충실한 해석을 시도함으로써 반야심경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일본어 번역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일본 불교학자와 초기불교 연구자가 초벌 번역을 맡았지만, 황 이사장이 직접 수차례 감수를 거치며 의미 전달의 정확성을 높였고 완성까지는 약 2년의 시간이 걸렸다.황 이사장은 "이번 일본어판 출간이 한국과 일본 불교계가 함께 반야심경의 본래 의미를 다시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고타마 붓다의 가르침으로 돌아가 삶과 죽음을 넘어서는 지혜를 함께 모색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