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과 전쟁을 선포한 경북도는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3년째 악전고투 끝에 출산율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먼저 어린이집과 돌봄센터를 자정까지 확대 운영하고 주말·공휴일에도 'K보듬 6000' 등을 신설해 결혼과 양육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정책이 주효했다.
저출생과의 전쟁은 경북에서 시작됐지만 국가가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지 않으면 전쟁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저출생 문제는 지역 격차라는 근본 원인과 더불어 일자리·주택·교육·문화 등 여러 과제가 얽혀 국가적 난제임에 틀림이 없다. 정부와 지방이 함께하는 복합적 전략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각 부처와 지방시대위원회,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 시도, 민간이 모두 참여하는 협력 체계를 만들어 청년층과 저소득층, 비혼 커플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이 강구돼야 한다.
초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축소는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이자 한국 사회의 심각한 위험 요인이기도 하다. 인구 5000만 명을 유지하려면 연간 70만 명이 태어나야 하나. 현실은 25만 명에 불과하다. 해마다 국민 45만 명이 사라져 가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저출생과의 전쟁은 청년이나 여성이 대상이 아니다. 출산·양육을 어렵게 하는 사회구조와의 싸움"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고 바뀌지 않은 국정 운영을 개탄했다. 또 학업, 취업, 결혼, 내 집 마련, 육아까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세상에서 청년과 여성을 돕기 위한 전쟁임을 밝혔다.
경북도의 분석은 지금 우리 사회는 청년들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강요한다. 첫 번째는 서울로 올라가 극심한 경쟁을 버티며 집을 마련하고 아이를 키우는 길이다. 두 번째는 일자리와 문화·의료 여건이 부족한 지방에서 불안하게 사는 길이다. 어느 길을 선택하건 결혼과 출산이 어렵고 두려운 구조, 이것이 출산율이 곤두박질친 근본 이유다.
청년들이 불안 속에서 여기저기 떠도는 유목민처럼 살게 할 것이 아니라 고향에서도 공부하고 일하며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어디에 살든 일자리·주거·교육·문화·의료 등 삶의 생태계가 건강하다면 결혼과 출산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현재 지방자치의 구조로는 청년도 기업도 수도권으로만 향하는 물길을 돌리기엔 한계가 있다. 출산율을 높이려면 국정 운영의 철학과 틀이 바뀌어야 한다. 지방에 대한 국가적 투자와 담대한 시도가 필요하다. 동시에 세세한 생활정책은 지방이 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