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불안은 국내 총 생산성에 비교해서 주택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기 때문일 것이란 말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집값 상승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내놓은 주택정책이 일관성이 없고 오히려 주택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택시장 안정은 세금으로 잡을 수는 없다. 세금 폭탄으로 집값을 안정시킨다는 정책은 잘못된 발상이다. 오히려 상속세를 없애고 일정기간 다주택자 양도세를 감면해야 한다는 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부동산 세금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정치 세금'에 가깝다. 부동산 불안은 역대 정권들이 부동산 정책이 아닌 부동산 정치를 하고 있는데 원인이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세제가 직전 정부와 정반대로 요동쳐 왔다.
노무현 정부가 도입한 종합부동산세를 이명박 정부는 폐지하려 했고, 문재인 정부가 크게 높인 세 부담을 윤석열 정부는 다시 낮췄다. 정부 성향에 따라 세금이 요동치고 있다.
문제는 세율의 높낮이가 아니라, 세금의 구조 자체가 왜곡돼 있다는 데 있다. 보유세는 거래세와 묶어 재설계해야 정상화가 가능하다. 이재명 정부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세법개정안에서 공정시장가액비율 정상화가 빠진 것도 이념보다 실용을 택한 신호로 읽혔다. 그러나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보유세 실효세율이 미국보다 낮으니 살펴보겠다는 발언에 이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철회, 장기보유공제 제한론까지 거론되며 '세금 드라이브'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부동산 세금을 향한 집착과 오해라는 점에서 과거 정부들과 다르지 않다. 이는 지난 정책 실패의 교훈을 충분히 얻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모든 국가 정책이 수도권에만 집중 투자하고 지방을 홀대한 데도 원인이 있다.
서울은 좁은 면적에 인구밀도 탓에 집값이 높을 수밖에 없다. 소득은 제한적인데 집값이 높으니, 집을 가진 사람도 무거운 보유세를 납세자가 감당하기 어려워 조세 저항이 번번이 격렬했고, 때로는 정권의 명운까지 흔들었던 이유다.
이는 우연이 아니라 부동산 세금의 이중 구조가 낳은 필연적 결과였다. 세금이 민심을 이길 수 없다는 오래된 진실을, 우리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서야 확인해 왔다.
교통·학군·편의시설을 갖춘 서울의 인기 지역은 상시적 초과수요가 지배한다. 반대로 미분양이 많은 비수도권에서는 보유세 인상이 집값 하락과 시장 침체로 이어져 이중 고통을 가질 수 있다. 결국 보유세는 강한 시장에는 힘을 쓰지 못하고, 약한 시장만 더 짓누르는 수단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