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세제가 복잡해진다. 살지 않는 고가 비거주자의 보유세 부담은 더 무거워진다. 초고가를 제외한 종부세 부담은 덜어주고 비거주·초고가·다주택자의 세금을 높여 주택 시장을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의도인데 누더기 세제 개편으로 계산이 복잡해졌다.
당장 변화는 장기보유 특별공제가 장기거주 소득세로 바뀐다. 10억 원에 산 집을 10년 뒤 30억 원에 팔았을 때는 공제를 최대한 받아도 10억 원을 넘지 않는다. 양도차익이 30억 원가량 돼야 공제 한도를 넘어서 세 부담이 늘어난다.
초고가 주택을 팔아 많은 차익을 얻었을 때는 세금을 덜 깎아주는 게 형평성에 맞다는 것이 정부 당국의 논리다. 또 주택을 오래 갖고 있으면 양도소득세를 깎아주는 '장기보유 특별공제'가 2029년부터는 실제 거주를 해야만 받을 수 있는 '장기거주 소득공제'로 바뀌게 된다.
자신이 보유한 집에 사는 1가구 1주택자는 내년에는 기존처럼 금액 한도 없이 최대 80% 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이후에는 공제액 한도가 신설된다. 신설된 공제 한도는 2028년 20억 원, 2029년부터는 10억 원까지만 깎아준다. 정부는 보유세를 높이면서 다주택자 등에 대한 양도세 중과 부담을 2년간 한시적으로 덜어줘 '보유세는 높이고, 거래세는 낮추는' 방향성을 보였다.
하지만 2029년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나면 보유세와 거래세가 모두 높아져 '매물 잠김' 현상이 되풀이될 수 있다. 이번 세제 개편도 땜질식 처방을 벗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세제 개편은 집값을 잡기 위해 세금을 다시 동원해 부동산 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의 큰 변화는 1가구 주택 종부세 과세 대상 기준이다.
세부적으로 정부가 투자나 투기 목적으로 의심하고 있는 공시가 14억 원 초과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는 종부세 공제 금액을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낮춰 더 무겁게 만들었다.
같은 공시가 20억 원짜리 1주택이라고 하더라도 실거주자는 세금이 줄고 비거주자는 최대 2배 이상의 더 무거운 세금을 내게 된다. 주택을 오래 보유하거나 거주하고 있으면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공제를 받는 혜택도 보유 기준이 단계적으로 사라진다.
어쨌든 복잡해진 부동산 세금 계산은 가뜩이나 먹구름이 덮친 주택 시장에 엎친 데 덮친 격이 되고 있다. 이제는 세금을 계산할 때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주택 가격, 주택 수 외에도 취업, 진학, 질병, 봉양 등에 따른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까지 따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