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선생의 친필 현판을 찾아라.”태극기 머리띠를 쓴 아이들이 워크북과 단서 카드를 손에 들고 학삼서원의 강학당과 사당을 오갔다. 광복 81주년을 맞은 이달 15일, 포항시 남구 장기면 학삼서원은 가족이 함께하는 독립운동 역사 체험장으로 변했다.장기발전연구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학삼서원 일원에서 ‘장기향교, 태극마크 달다-코드명 학세마리’ 세 번째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사업은 국가유산청의 ‘살아숨쉬는 향교·서원 국가유산 활용사업’에 선정된 체험 프로그램이다. 부모와 아이 등 30여명이 참여해 조선시대 장기의 교육기관과 지역 독립운동 역사를 배웠다.프로그램은 이상준 포항문화원 부원장의 강의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향교와 서원의 기능과 차이를 배우고 학삼서원과 경충묘에 걸린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 현판을 살펴봤다. 두 현판은 김구 선생이 1948년 8월 15일 직접 쓴 것으로 전해진다.강의를 마친 참가자들은 팀별로 의병단을 꾸리고 흰 천에 빨강과 파랑으로 태극 문양을 그려 태극기와 머리띠를 만들었다. 첫 번째 임무는 서원에 걸린 현판 6개 가운데 김구 선생의 친필 현판 2개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참가자들은 강학당과 사당을 오가며 현판의 글씨체를 비교하고 단서를 추적했다. 암호를 풀어 독립군 군자금을 전달하는 임무도 이어졌다. 임무 수행 도중 밀정에게 발각돼 ‘장기 주재소’에 갇히는 상황까지 연출해 참가자들의 몰입감을 높였다.역사 미션을 마친 가족들은 장기지역 특산물인 친환경 단호박을 넣은 떡 반죽을 떡판에 올려놓고 함께 떡메를 치며 체험을 마무리했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세 시간 동안 이렇게 집중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며 “듣기만 하는 역사가 아니라 직접 뛰고 문제를 풀며 배우는 역사여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이종길 장기발전연구회 회장은 “장기는 작은 고을이지만 이 땅에 새겨진 충의와 독립의 역사는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자산”이라며 “역사를 잇는 민족에게 미래가 있다는 믿음으로 남은 프로그램도 정성껏 준비하겠다”고 밝혔다.장기발전연구회는 다음달 13일 장기향교와 장기읍성에서 네 번째 프로그램인 ‘물고기, 용쓰면 용된다’를 진행한다. 향교 건물의 용과 물고기 문양에 담긴 등용문의 의미를 알아보고 선비의 상징인 갓을 만드는 체험이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회차별 2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신청과 문의는 장기향교 프로그램 운영부(010-3949-9979)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