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 자치단체들은 행정통합이라는 거대한 공사를 따내기 위해 경쟁이 치열하다. 대구 경북(TK) 지자체는 민선 9기 초부터 시 도민의 숙원인 행정통합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TK 통합단체장 선거는 오는 2028년 4월 12일 실시될 총선 일정에 맞춰질 전망이다.
행정통합은 소멸 위기의 지방을 덩치를 키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행정통합을 성공시키려면 단순히 지도상의 경계선만 지우는 물리적 결합이 아닌 특정 
 
도시만 비대해지는 것을 막고 모든 지역민이 골고루 혜택을 누리는 ‘형평성’ 확보가 관건이다. 중앙정부의 결정권을 지역으로 가져오는 ‘분권’과 이를 운영하는 ‘혁신’이 중심이 돼야 한다. 행정구역을 합치면서 과감한 디지털화로 운영 비용을 확 줄인 덴마크의 사례를 배우자.
우리도 무늬만 통합할 게 아니라, 중앙의 사무와 예산을 통째로 넘겨받는 수직적 분권이 급선무다. 이것은 단순한 업무 이관이 아니다. 중앙에 예속된 ‘반쪽짜리 자치’를 넘어, 지역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는 ‘자기 결정권’을 갖고 행정의 책임성을 높이는 혁신이다. 아울러 영국식 ‘통합 행정 살림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인사나 재무 같은 후방 업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함으로써 중복 투자를 막아야 한다.
인구가 적어 전문 인력을 두기 힘들었던 소규모 지자체도 통합된 시스템을 통해 행정 서비스의 빈틈을 완벽히 메울 수 있다. 지역 정체성으로 내부적 균형을 높이는 공간 재구조화는 통합의 성패를 가를 형평성의 핵심이다. 
 
일본 도야마시는 차세대 노면전차를 도입해 시민을 역세권으로 모으고 고령층의 이동을 도왔다. 흩어진 시설을 거점에 모아 비용은 낮추고 효과는 높인 ‘압축 도시(Compact City)’의 승리다.
우리도 무분별하게 외곽을 개발하는 대신 거점 중심으로 뭉쳐야 인프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소외되는 지역이 없도록 촘촘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통합으로 아낀 예산은 낙후 지역에 우선 투입하는 ‘형평성 기반 재정 배당’을 통해 지역 간 격차를 줄여야 한다. 대도시와 농어촌이 서로 돕고 사는 상생 모델이 절실하다. 절차적 민주성에 기반한 시민 중심(User-Centric) 합의가 시급하다.
통합은 정치인의 약속을 넘어 내 삶을 바꾸는 과정이어야 한다. 통합지역에 20조원 규모의 파격 지원은 큰 기회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제도와 재정이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공적인 행정통합은 완벽한 시스템으로 준비된 지역부터 선행돼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