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크루스테스는 그리스 아티카의 강도로 여행자를 철제 침대에 눕힌 뒤, 침대보다 길면 다리를 자르고 짧으면 몸을 늘여 죽였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다. 국가나 사회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은 구성원이 가진 권한(Authority)과 책임(Responsibility)의 균형 위에서 유지되며, 이 균형이 붕괴된 상태, 즉 '책임 없는 권한(Authority Without Responsibility)'과 '권한 없는 책임(Responsibility Without Authority)'이 횡행하는 구조에서는 창의적인 혁신이나 위기 대응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사회 전반에 걸쳐 시스템의 경직화와 역기능을 초래하게 한다. ‘책임 없는 권한’은 결정은 내리되 그 결과에 따르는 비난이나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고위층이나 권력 집단의 문제로 실패의 비용을 본인이 지지 않기 때문에 무모하거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로 독단적인 결정을 내리기 쉽다. 이는 목적달성을 위해 권한은 무한히 늘리면서 책임은 최대한 자르는 행위이다. 이와 반대로‘권한 없는 책임’은 실질적인 결정권이나 자원 배분권은 없으면서 결과에 대해 서는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구조로, 권한은 자르고 책임은 늘리는 행위로 둘 다 전형적인 프로크루스테스 침대에 눕혀진 권한과 책임이다. 언제부터인가 공공기관, 학교, 공사 현장 등 각종 조직에서 당사자에 대한‘권한과 책임의 한계’, ‘과정의 정당성’ 및 ‘직무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등을 무시하고 결과만으로 처분을 내리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자극적인 SNS를 이용한 글로 인격적 살인을 동반한 여론과 징계 시스템이 당사자가 처했던 불가항력적인 상황과 ‘권한의 한계’를 고려하지 않은 체 가장 약한 고리에 있는 개인에게 과도한 책임을 전가함으로써 문제를 덮을려고 한다는 의혹이 사회 시스템내 신뢰와 공정성의 붕괴라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만들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 현상에 대해 ‘회의(懷疑)와 불신(不信)’이라는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권한과 책임의 비례 원칙’이 실무 현장과 법적 처분 과정에서 엄격히 적용되어야 한다. 한편, 원칙을 유지하는 것은 '규정'이 아니라 그 규정을 운용하는 ‘사람의 의지’에 달려 있다. 그런데 최근 교육이 ‘개인의 권리’와 ‘자기 주장(표현)’을 강조하는 데 치중한 나머지, 그 권리에 수반되는 ‘사회적 비용과 책임’에 대한 교육은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지적은 교육계에 종사하고 있는 필자의 가슴을 뜨끔하게 만든다. 지금부터라도 국가의 모든 공사(公私)조직에서 합법적인 직위로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나, 선출직이나 임명직 등 모두에게 예외 없이‘권한과 책임의 비례 원칙’적용과 동시에 결과에 대한 응징에 앞서‘권한의 적절한 부여’와 ‘과정의 정당성 보호’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에 따른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 형성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자, 이제 “ 우리 모두는 자신의 무가치함을 떨쳐 낼 준비가 되어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