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재정 정상화를 위해 지방채 발행과 조직개편이라는 고강도 자구책을 내놨지만 정작 산하기관과 출연재단, 각종 축제·행사 등 시 예산이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분야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재정개혁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포항시는 24일 재정 정상화 및 조직개편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복지비와 인건비, 국·도비 매칭사업 등 의무지출 증가와 지방세·세외수입 정체를 재정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시는 경상경비를 줄이고 유사·중복 기능을 통폐합하는 한편 시민 안전과 직결된 필수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지방채를 발행한다는 방침이다.조직개편도 추진한다. 정원 2343명을 대상으로 핵심 기능과 시민 접점 현장에 인력을 집중하고 대과 분리와 소과 통합, 읍·면·동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조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그러나 지방채까지 발행해야 하는 재정 상황이라면 행정조직 내부의 인력 재배치와 경상경비 절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가 설립하거나 출연·지원하는 산하기관과 재단, 각종 민간보조사업과 축제·행사까지 세출 전반을 원점에서 점검해야 재정 정상화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포항시가 운영·지원하는 시설관리공단과 청소년재단, 문화예술재단 등은 각각 공공서비스 제공이라는 설립 목적을 갖고 있다. 공공성을 이유로 일률적으로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재정 위기 상황에서는 기관별 출연금과 운영비, 자체 수입, 인건비, 사업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비용 대비 효과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여러 기관이 유사한 교육·문화·청소년·복지 프로그램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면 기능 중복 여부를 점검해 사업을 통합하거나 공동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핵심은 기관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중복되는 기능과 비효율적인 사업을 가려내는 데 있다. 재정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기존 조직과 사업을 관행적으로 유지한다면 조직개편의 효과 역시 제한될 수밖에 없다.축제와 일회성 행사 예산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포항에서는 지역 문화와 관광 활성화, 시민 문화 향유를 명분으로 다양한 축제와 공연, 행사가 매년 열리고 있다. 관광객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행사는 유지할 필요가 있지만 단순 공연이나 노래자랑 등 일회성 행사는 투입 예산에 비해 효과가 충분한지 보다 엄격한 평가가 필요하다.계속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재평가도 요구된다. 한 번 예산에 반영된 사업이 매년 관행적으로 되풀이되는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신규사업과 행정조직만 손질해서는 세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포항시가 지방채 발행이라는 부담까지 감수하며 재정 정상화에 착수한 만큼 향후 관건은 구조조정의 범위를 어디까지 확대하느냐다. 행정조직과 경상경비뿐 아니라 산하기관·출연재단의 운영비와 중복 사업, 민간보조금, 축제·행사성 예산까지 예외 없이 성과와 필요성을 따지는 제로베이스 방식의 세출 구조조정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이번 재정 정상화 대책이 단기적인 재원 확보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