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체중 감량 목적으로 사용한 사람에게서 우울·불안 등의 정신건강 문제와 위장관 이상 위험이 사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8일 국제학술지 '당뇨병·비만과 대사'(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 최신호에 따르면 성균관대 약대 신주영 교수와 아주대 의대 박래웅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내 13개 병원의 전자의무기록을 이용해 체중 감량 목적으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을 사용한 성인의 안전성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연구 대상 약물은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와 삭센다의 주성분인 '리라글루타이드'다. 자료는 2018년 3월부터 2025년 9월까지 국내 2·3차 의료기관의 전자의무기록이 쓰였다. 세마글루타이드의 경우 국내 출시 시점이 늦은 점을 고려해 2024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 5개 병원의 자료만 사용했다. 분석은 세마글루타이드 사용자 2357명과 비사용자 2만2601명, 리라글루타이드 사용자 6953명과 비사용자 6만8001명을 각각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이 결과 세마글루타이드 사용자는 비사용자보다 전체 정신질환 발생 위험이 2.02배 높았다. 세부적으로 불안장애 위험은 2.39배, 우울장애 위험은 3.42배였다. 위와 장의 움직임이 떨어지거나 막히는 '위장관 운동장애·폐색' 위험도 3.91배 높게 나타났다.연구팀은 결과가 특정 분석 방법에 따라 달라지는지를 보기 위해 비만 관련 기준을 충족한 사람만 따로 분석하고, 다른 비만치료제 사용의 영향을 배제하거나 세마글루타이드를 두 차례 이상 처방받은 사람으로 제한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재분석했다. 이런 분석에서도 정신질환과 불안·우울장애, 위장관 운동장애·폐색의 위험 증가 경향은 유지됐다.삭센다도 마찬가지로 정신건강과 관련한 비슷한 신호가 관찰됐다. 리라글루타이드 사용자는 비사용자보다 전체 정신질환 위험 1.66배, 불안장애 위험 1.68배, 우울장애 위험 1.51배로 각각 추산됐다. 췌장·담도질환 위험은 1.33배, 췌장염·담관염·담석증을 묶어 분석한 위험은 1.40배였다.이번 연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정신건강 문제다. 그동안 GLP-1 계열 비만치료제와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의 연관성을 두고 연구 결과가 엇갈려왔다. 일부 실제 진료자료를 이용한 관찰연구에서는 정신질환 위험 증가가 나타났지만, 무작위 임상시험에서는 위약과 비교해 정신과적 이상 반응이 증가한다는 뚜렷한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연구팀은 임상시험과 달리 실제 진료 현장에는 정신건강에 취약한 환자 등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포함되는 만큼 기존 임상시험에서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가 포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GLP-1 수용체가 뇌를 포함한 중추신경계에 널리 분포해 기분과 행동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시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자해나 자살 사고가 세마글루타이드 사용자에게서 증가했다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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