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전체를 없애지 않고 특정 인산화 신호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새로운 기술이 계명대·연세대 공동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계명대학교는 의과대학 권택규 교수와 약학대학 박광수 교수, 연세대 생명과학부 신동혁 교수 공동연구팀이 ‘바이오포스택(bioPhosTAC)’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dvanced Science’에 게재됐다. 논문에는 계명대 서승언·우선민 박사와 연세대 최민형 학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해당 학술지는 피인용지수(IF) 14.1로 JCR 기준 상위 10% 이내 Q1 학술지다.인산화는 세포의 성장과 대사, 증식, 사멸 등을 조절하는 주요 신호전달 과정이다. 기존에는 인산화 효소인 키나아제를 억제하는 방식이 주로 활용됐지만, 하나의 키나아제가 여러 단백질에 작용하면서 표적 외 단백질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연구팀은 이와 달리 탈인산화 효소를 원하는 단백질 가까이 유도하는 ‘근접 유도’ 전략을 적용했다. AI 기반 단백질 설계 기술로 표적 단백질인 OTUB1에 결합하는 펩타이드와 탈인산화 효소 SHP2에 결합하는 펩타이드를 연결해 이중기능성 물질인 바이오포스택을 만들었다.실험에서는 기존 Src 키나아제 억제제가 OTUB1을 비롯해 JAK2, STAT3, ERK 등 여러 단백질의 인산화를 동시에 감소시킨 반면, 바이오포스택은 다른 단백질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OTUB1의 Y26 부위 인산화만 선택적으로 제거했다.이를 통해 세포 성장과 대사에 관여하는 Raptor 단백질 감소와 mTORC1 신호 억제 효과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연구팀은 암세포에서만 작용하도록 하는 기술도 적용했다. 암세포 표면의 KKLC-1 항원을 인식하는 종양 표적 펩타이드를 추가한 결과, 암세포의 선택적 사멸을 유도했으며 동물실험에서도 종양 조직에 물질이 선택적으로 축적되고 종양 억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연구팀은 바이오포스택이 표적 단백질 자체를 제거하는 기존 표적 단백질 분해(TPD) 기술과 달리 특정 신호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표적 단백질 결합 모듈과 탈인산화 효소 유도 모듈을 분리할 수 있어 다양한 질환 관련 단백질로 확장할 가능성도 제시했다.권택규 교수는 “기존 약물이 인산화 효소를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바이오포스택은 특정 단백질의 인산화 신호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접근법”이라며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이는 정밀 치료 전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