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전격 자진 사퇴하면서 이재명 정부 2기 개각을 둘러싼 인사청문 정국의 전선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급속히 압축되고 있다.그동안 용 후보자와 김 후보자를 둘러싼 적격성 논란으로 양분됐던 여야 대치가 용 후보자 사퇴를 계기로 김 후보자를 둘러싼 단일 전선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더불어민주당은 악화된 여론의 확산을 막기 위해 용 후보자의 사퇴를 끌어내는 한편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엄호에 나섰다. 반면 국민의힘은 용 후보자 낙마를 발판으로 김 후보자까지 끌어내려 이재명 정부의 인사 실패를 부각하겠다는 태세다.특히 용 후보자의 사퇴 과정에는 민주당 지도부의 거취 결단 요구가 직접 작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김태선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김민석 대표가 용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를 권유했다고 밝혔다.김 실장은 “비례대표 겸직 문제가 법적 위반은 아닐지라도 국민적 눈높이와 정서에 온전히 부합하지 못한 면이 있었다”며 “민심을 종합한 김민석 당 대표의 자진 사퇴 권유를 비서실장인 제가 용 후보자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용 후보자 역시 사퇴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으로부터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둘러싼 국민적 공감대를 고려해 결단해 달라는 뜻을 전달받았다고 공개했다.민주당이 용 후보자 문제를 신속하게 정리한 것은 인사 논란이 당정 전체의 부담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대신 김승원 후보자에 대해서는 물러설 수 없다는 분위기가 뚜렷하다.민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진보당 의원들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김 후보자를 둘러싼 과거 검찰 수사가 ‘표적 수사’였다고 주장하며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김 후보자마저 낙마할 경우 이재명 정부 2기 개각 전체가 인사 실패 논란에 휩싸일 수 있는 데다 정기국회를 앞두고 정국 주도권까지 야당에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국민의힘은 정반대의 전략을 펴고 있다.용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사필귀정’으로 규정하면서 이제 김 후보자에게 모든 화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국민의힘은 용 후보자 사퇴로 주요 인사청문 전선이 하나로 좁혀진 만큼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았던 김 후보자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해 추가 낙마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용 후보자의 사퇴는 이번 인사 참사 수습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며 “다음은 역대급 기득권 카르텔과 불법 의혹의 정점에 서 있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차례”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또 용 후보자 한 명의 사퇴로 인사 논란을 마무리하려는 것은 ‘꼬리 자르기’라고 주장하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주진우 의원도 “누가 용혜인을 추천하고 검증했나. 낙마가 끝이 아니다”라며 추가 공세를 예고했다.이에 따라 김승원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이번 개각의 성패를 가를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게 됐다.민주당으로서는 용 후보자 사퇴로 한 차례 물러선 만큼 김 후보자까지 내줄 경우 정권의 인사 검증 능력 자체가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까지 낙마시킬 경우 정부·여당의 국정 운영 동력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여야의 대치는 이번 주 예정된 인사청문회에서 정점으로 치달을 전망이다.국회는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 이형일 경제부총리와 김승원 법무부·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16일 강신철 국방부·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17일 최길수 특별감찰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한다.용 후보자 사퇴로 한 차례 고비를 넘긴 여당과 추가 낙마를 벼르는 야당이 김승원 후보자를 놓고 정면충돌하면서 인사청문 정국은 이번 주 내내 거센 대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