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논란 끝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비례대표 의원의 장관 겸직 문제부터 배우자의 당직 임명 논란, 기본소득당 사당화 의혹까지 검증 과정에서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본인은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국민 여론을 거스를 순 없었다. 용 의원은 이전으로 온전히 돌아갈 수도 없게 됐다. 후보직을 사퇴했다고 해서 알려진 것까지 사라지진 않는다. 장관직을 얻지 못했고 정치적 상처도 남았다.오래 전 한 장관 후보자가 반복적인 위장전입 등이 문제가 돼 물러난 사례가 있다. 그는 자신이 장관 후보자가 되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고 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낙마도 마찬가지다. 
 
문제 될 과거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신이다. 그런데도 장관직 지명을 받아들인다.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믿은 것일까.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인사검증 실패를 말하지만 그 이전에 자기검증의 실패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똑똑한 사람들이 왜 자기 흠결엔 관대해지는 것일까.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직관이 결론을 내리면 이성은 그 결론을 변호할 논리를 찾아낸다고 했다. 이런 자기정당화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동기화된 추론'과도 맞닿아 있다. 원하는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그 결론에 이르는 근거만 골라 모으는 식이다. 같은 잘못도 남이 하면 엄중하고 내가 하면 대수롭지 않다. 남의 부적절함은 결격 사유지만 나의 부적절함은 오해가 된다. 게다가 "이번에도 넘길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까지 보탠다.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자신을 가장 못 본다.지명은 대통령이 하지만 수락은 후보자의 몫이다. 자신의 과거가 장관직의 무게를 견디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고사할 줄 알아야 한다. 인사검증팀이 각종 서류를 뒤지고 제보를 받는다고 해도 한 사람의 생애를 다 알 순 없다. 당사자만이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안다. 그것이 세상에 알려졌을 때 어떻게 비칠지도 예상할 수 있다. 
 
그래서 첫 번째 검증자는 자기 자신이어야 한다. 그 검증을 통과하지 못했다면 지명을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 "내가 장관이 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내가 장관이 되어도 되는가"라는 불편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