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화산 분화구 나리분지 마을 주변이 붉은 마가목 열매와 함께 가을빛으로 물들었다. 자연과 역사, 주민의 삶이 어우러진 나리마을이 생태문화축제를 통해 세계적인 관광마을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향한 걸음을 내디뎠다.울릉군 북면 나리마을은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나리분지 일원에서 ‘나리분지 마가목 생태문화체험 한마당’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나리분지의 독특한 생태환경과 울릉도의 개척 역사, 주민들의 생활문화를 알리고 유엔투어리즘(UN Tourism) ‘최우수 관광마을’ 지정에 도전하기 위해 이어졌다.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나리분지는 원시림과 다양한 식생이 살아 있으며, 척박한 환경을 이겨낸 주민들의 삶과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주민들은 이번 축제를 통해 평범했던 자연과 생활을 관광객들이 새로운 시선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마가목 열매 따기와 울릉 마가목주 담그기, 마가목과 해양심층수를 활용한 족욕, 요가 등 자연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특히 과거 주민들이 감자와 옥수수 등을 익히던 전통 방식의 ‘감자삼골찌기’가 눈길을 끌었다. 주민 김기성(73) 씨는 “옛날에는 살아가기 위해 사용했던 방식이었지만 지금은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문화체험이 됐다”며 “축제를 위해 55년 만에 다시 재현했다”고 말했다.첫날 밤에는 ‘가을밤 나리마을 영상 문화제’와 유엔투어리즘 토크콘서트가 열려 마을의 미래와 관광 비전을 공유했다. 특히 1935년생 이춘년 할머니가 들려준 어린 시절과 나리분지에서의 삶은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주민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와 합창단, 대학 공연팀의 무대도 이어져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그리고 울릉군 섬울림 합창단과 대구가톨릭대 공연팀의 축하 공연이 나리분지의 가을밤을 낭만으로 가득 채웠다이번 축제가 보여준 것은 대규모 개발 대신 나리분지의 자연과 주민의 삶, 개척 역사와 전통문화를 관광자원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관광객이 잠시 머무는 곳이 아니라 마을의 이야기를 듣고 직접 체험하며 기억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주민들의 의지가 담겼다. 이는 자연과 문화유산을 보전하면서 주민이 관광의 주체가 되는 유엔투어리즘 최우수 관광마을의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나리마을의 유엔투어리즘 최우수관광마을 도전이 단순한 ‘국제 타이틀’에 그치지 않고 주민 소득과 공동체 회복, 자연환경 보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나리마을은 지난 2025년 최우수관광마을 공모에서 한국 후보마을로 선정됐으며 이후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대상 마을로 국제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올해 공모는 6월 9일 신청이 마감됐으며, 2026년 선정 결과는 연말 발표될 예정이다김두순(여·나리마을) 이장은 “자연과 섬 개척의 역사가 함께 살아 있는 생태 박물관”이라며 “이번 축제를 계기로 주민들이 하나 되고 관광객들의 응원을 더해 세계인이 주목하는 관광마을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