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개혁이란 기치 아래 몸살을 앓고 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로 경찰이 수사권을 독점되는 형소법이 개정됐으나 시행도 되기 전에 거센 폭풍을 만난 것이다. 경찰 쇄신 바람은 여당 대표까지 나서 경찰 개혁을 외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와중에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어제 "뼈를 깎는 각오로 노력 중"이라고 밝혀 일선 경찰은 좌불안석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한 경찰 개혁 메시지는 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과 광주 여고생 살해사건 수사 축소 의혹 등이 불거진 데 대한 경종으로 보이지만 경찰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경찰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하면서 수사권 행사를 해보지도 못하고 동네북이 되고 있다는 불평이다.   경찰은 검찰 수사권을 경찰에 넘겼으면 수사 인력 충원으로 일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함에도 개혁을 앞세워 사기를 꺾어 일할 맛이 안 난다는 반응이다.   게다가 가뜩이나 경찰은 국가수사본부에 이어 업무가 비슷한 중수청이 발족해 수사 기관 난립으로 국민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유독 경찰에만 가혹한 개혁기구가 우후죽순으로 만들어지고 있어 경찰 내부에서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검찰 개혁에 이어 경찰 개혁에 대해 예상은 했으나 급조된 경찰개혁기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9일엔 '국민 참여·현장동행 경찰개혁단'이 출범한 데 이어 기구가 무려 5개에 달한다.   광주 여고생 살해사건 이후 국수본 산하엔 수사 개혁위원회가 꾸려졌고 경찰청에 '개정 형소법 후속 조치 태스크포스(TF)'가 운영되고 있다. 국회에 민주당 주도 경찰 개혁 TF가 가동 중이다. 국무총리실 산하에도 별도 경찰 개혁기구가 구성될 예정이다.   개혁과 관련한 폭넓은 의견 수렴이 필요하더라도 기구가 중구난방이다. 현장의 실태와 문제점을 파악해 근본적인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   개혁이란 기치를 내건 채 여론 무마를 위한 미봉책만 쏟아내서는 안 된다. 한두 달 사이 급조된 경찰개혁기구는 실제로 개혁을 할 의지가 있느냐는 의구심마저 불러일으킨다. 개혁기구에 앞서 정작 경찰 개혁의 방향을 잡고 끌고 갈 리더십은 21개월째 비어 있다.   어쨌든 직무대행 체제로는 기구마다 제각각 진행되는 개혁 논의를 조율하고 일원화하기엔 역부족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 민생과 국민 치안을 책임질 경찰의 환골탈태를 위해서는 경찰청장 대행 체제의 빠른 종식과 개혁기구 일원화가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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