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의 보안·방호 전문 자회사인 시큐텍㈜이 새 보금자리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시큐텍은 지난달 18일 경주시 광중길 24 스타타워 5층으로 본사를 이전하고 이달 1일 이전 기념행사를 열었다. 업무환경 개선과 부서 간 소통·협업 강화, 회사의 성장과 변화에 대응할 업무 기반 마련을 위한 이전이다.2019년 출범한 시큐텍은 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한 국가중요시설의 보안과 방호를 담당하며 전문성을 축적해 왔다. 이번 이전은 단순한 공간 이동을 넘어 조직 운영과 본사·현장 간 관계, 조직문화와 미래 사업을 새롭게 정비하는 전환점이라는 것이 박범수 대표이사의 생각이다.박 대표는 보안·경비 서비스의 전문화와 신규 사업 진출, 자긍심이 넘치는 기업문화 정착을 주요 경영 방향으로 제시해 왔다. 새 사옥에서 다시 출발한 시큐텍의 현재와 미래를 들었다.◆ 사옥 이전 넘어 ‘일하는 방식’ 바꾼다박 대표는 이번 본사 이전의 의미를 사무공간 변화보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서 찾는다. 회사가 성장하고 업무 범위가 넓어진 만큼 본사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본사는 전국 사업소가 국가중요시설 방호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부서 간 정보를 공유해 회사 현안을 함께 해결하는 중심축 역할을 해야 한다.특히 현장과 본사의 거리를 좁히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실제 방호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에서 필요한 사항을 신속하게 검토·지원하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박 대표는 “공간이 바뀐다고 조직문화가 저절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사업소를 더 잘 지원하고 부서 간 벽을 낮추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만드는 것이 이번 본사 이전의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직원에게는 의견이 실제 지원으로 이어진다는 신뢰를, 고객에게는 회사가 요구에 신속하고 책임 있게 대응한다는 신뢰를 주는 것이 목표다.◆ 국가중요시설 방호 핵심은 ‘전문성과 안전’국가중요시설 방호는 일반 시설경비와 성격이 다르다. 특수경비원은 관련 법령에 따른 교육과 훈련을 이수하고 비상상황에서는 정해진 절차와 기준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 높은 보안의식과 상황판단 능력, 규정 준수와 책임감이 요구된다.시큐텍의 강점은 전문인력과 국가중요시설을 지키며 축적한 현장 경험이다. 시설별 환경과 특성을 반영한 SOP(표준작업절차)를 마련해 체계적인 방호업무를 수행하고 있다.직원의 안전관리도 방호 전문성의 한 축이다. 현장 근로자가 직접 유해·위험요인을 발굴하는 참여형 위험성평가를 강화하고 팀장·조장급 관리감독자에 대한 안전교육도 확대하고 있다.박 대표는 방호와 안전의 원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구성원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할 수 있는 역량을 높여갈 방침이다.
◆ “원칙에는 엄격하게, 사람과 의견에는 열려 있어야”엄격한 규율과 책임이 필요한 방호조직에서 박 대표가 함께 강조하는 가치는 ‘소통과 존중’이다.그는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고 서로 존중하는 문화 속에서 각자의 역할과 책임이 분명해질 때 조직에 대한 신뢰도 높아진다고 본다. 방호 원칙은 철저히 지키되 직원의 의견을 듣고 의사결정의 이유와 방향을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를 위해 사업소를 직접 찾는 현장경영을 이어가며 직원들의 근무환경과 고충을 살피고 있다. 실무에서 발견한 개선사항과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제안제도도 운영한다.국내외 보안박람회 참석 기회도 마련해 직원들이 새로운 기술과 사례를 접하고 이를 조직과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박 대표는 “원칙에는 엄격하되 사람과 의견에는 열린 조직”을 강조하며 직원들이 자신의 목소리가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역 인재 키우며 경주와 함께 성장경주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서 지역사회와의 상생도 주요 경영 과제다.시큐텍은 지역 대학과 원전현장인력양성원 등 관계기관과 협약을 맺고 경주시의 지·산·학·연 협력에 참여하며 지역사회와 교육기관의 협력 기반을 넓혀왔다.특히 지역 청년들이 보안·방호 분야를 이해하고 필요한 역량을 준비할 수 있도록 회사의 경험과 정보를 교육기관과 공유하고 교육·교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지역상생의 범위도 넓히고 있다. 임직원의 경주 역사·문화 탐방과 지역 문화기관 관계자 초청 강연, 독립서점 도서 구매, 지역 특산품 활용과 봉사활동 등을 통해 지역경제·문화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박 대표는 일회성 행사보다 지속적인 관계를 강조한다. 지역 대학과 전문교육기관, 지자체 등과 협력을 이어가며 지역 인재와 경제, 공동체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그는 “지역과 기업이 서로의 자원과 역량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시큐텍이 지향하는 지역상생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 AI·안티드론 시대… 사람과 기술에 투자시큐텍의 시선은 다음 단계의 보안·방호 환경을 향하고 있다.박 대표는 변화하는 환경에서 현재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서도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는 ‘붉은 여왕 효과’를 언급하며 보안·방호산업도 변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드론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의 발전은 국가중요시설의 방호 환경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이에 따라 시큐텍은 앞으로 3~5년 동안 외형적 성장보다 ‘사람과 기술’에 투자해 방호역량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무게를 둘 방침이다.중장기적으로는 안티드론 대응 역량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새로운 유형의 위협에 대응할 기술과 체계를 이해하고 현장에서 운용할 전문인력 육성이 핵심이다.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지능형 영상관제도 검토 대상이다. 박 대표는 “기술을 단순히 도입하는 것보다 실제 방호업무에 어떻게 활용할지, 이를 운용할 전문인력을 어떻게 확보하고 육성할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국가중요시설 방호에서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신규 원전을 비롯한 국가중요시설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다만 기존 방호업무의 품질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지, 시큐텍의 전문성과 연계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만들 수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따질 방침이다.박 대표는 “성장의 출발점은 현재 맡고 있는 국가중요시설 방호업무를 더욱 안정적이고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데 있다”며 “기존 방호의 품질을 높이면서 사람과 기술에 꾸준히 투자하고 축적된 역량을 새로운 가능성으로 연결하는 것이 시큐텍이 추구할 성장 방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