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횡단대교가 다시 포항의 뜨거운 현안으로 떠올랐다. 포항시와 지역 정치권이 해상노선 추진에 뜻을 모으면서 오랜 숙원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도 다시 커지고 있다.영일만횡단대교는 포항에서 무려 18년 가까이 논의돼 온 대형 SOC 사업이다. 그동안 사업 추진 여부와 노선을 놓고 수많은 논의가 이어졌지만,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기다림의 시간이 너무 길었다.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중요한 것은 또다시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듣는 것이 아니다. 영일만횡단대교가 포항의 경제를 어떻게 바꾸고 시민들에게 어떤 실질적인 편익을 가져다줄 것인지 보여주는 것이다.포항이 영일만횡단대교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단순히 바다 위에 새로운 도로를 하나 놓는 데 있지 않다. 포항의 산업과 항만, 관광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연결하는 광역교통망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포항은 철강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지만 지금은 이차전지와 바이오, 수소 등 신산업으로 산업의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산업구조가 빠르게 변하는 만큼 기업과 인력, 물류가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는 기반시설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특히 영일만항과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물류망은 포항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다. 기업에게 물류시간과 운송비는 곧 경쟁력이다. 항만에서 들어오고 나가는 화물이 산업단지와 내륙으로 신속하게 연결될 수 있다면 기업의 물류 부담을 줄이고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영일만항의 물류 기능이 확대될수록 배후 교통망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 항만 시설만 확충한다고 물류 경쟁력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항만과 산업단지, 도로망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되느냐가 중요하다. 영일만횡단대교가 그 연결망의 핵심 축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를 면밀히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인 경제효과에 머무르지 않고 완공 이후 기업 투자와 물류 활성화, 관광객 증가, 지역 상권 활성화 등 장기적인 파급효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관광 역시 기대할 수 있는 분야다. 영일만을 가로지르는 교량 자체가 새로운 관광자원이 되고 호미곶과 영일만 일대 관광자원과 연계된다면 포항의 관광 동선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교량 하나만으로 관광효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주변 관광시설과 체류 인프라, 교통망을 함께 갖추는 전략이 필요하다.그렇다고 기대만 앞세워서는 안 된다. 현재 KDI 적정성 검토가 진행 중이고, 이후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심의와 국토교통부의 최종 노선 결정 등 절차가 남아 있다. 대규모 국가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사업비와 교통수요, 물류 편익, 지역경제 파급효과 등을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특히 해상노선이 지역에 필요하다는 주장과 실제 경제성이 입증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포항시 역시 지역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사업의 필요성과 경제적 편익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포항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청사진이 아니다. 출퇴근과 생활권 이동이 편리해지고, 기업의 물류 부담이 줄어들며, 새로운 기업과 일자리가 생기고, 관광객이 늘어 지역경제에 활력이 더해지는 실질적인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18년 가까이 기다려온 시민들에게 이제 필요한 것은 ‘언젠가 된다’는 말이 아니다. 어디까지 왔고, 무엇을 결정해야 하며, 완공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이다.또한 교량 건설만 바라봐서도 안 된다. 접속도로와 영일만항, 산업단지, 관광자원을 어떻게 연결하고 그 주변에 어떤 경제활동을 만들어낼 것인지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대형 SOC의 진정한 가치는 시설물 자체보다 그것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경제적 부가가치에 있기 때문이다.영일만횡단대교는 포항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그러나 숙원이라는 이유만으로 경제성이 자동으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지역의 필요성과 국가 차원의 경제적 편익이 함께 입증돼야 한다.결국 시민들이 기다리는 것은 또 하나의 약속이 아니다. 오랜 논의가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고, 그 사업이 포항의 산업과 항만, 관광을 연결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