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입은 조각, 혹은 조각이 된 사진. 한국 현대조각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온 권오상 작가의 개인전이 오는 11월 8일까지 대구신세계백화점 8층 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린다.이번 전시는 작가의 대표 연작인 ‘데오도란트 타입(Deodorant Type)’의 개념적 변화와 함께 현대 조각의 전통을 동시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리클라이닝 피규어(Reclining Figure·와상)’ 연작을 집중적으로 선보인다.권오상의 작업은 전통적인 조각의 개념에서 출발하지만 방식은 다르다. 단단한 재료를 깎거나 쌓아 무거운 덩어리를 만드는 대신, 조각의 내부를 비우고 사진 이미지를 이어 붙여 얇은 표면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물질의 무게보다 이미지가 만들어내는 시각적 환영을 앞세우며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넘나든다.특히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작품은 ‘리클라이닝 피규어’다. 작가는 20세기 모더니즘 조각을 대표하는 헨리 무어가 탐구했던 비스듬히 누운 인체의 곡선과 덩어리, 조각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보이드(Void)’를 자신의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멀리서 바라보면 거대한 인체 조각의 윤곽이 선명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형태는 수많은 사진 이미지의 파편으로 해체된다. 무작위로 배치된 이미지와 조각 사이의 빈 공간은 관람객에게 평면과 입체, 구상과 추상의 경계가 끊임없이 흔들리는 경험을 선사한다.이번 전시는 조각의 전통적 언어를 차용하면서도 사진이라는 동시대 매체를 통해 이를 새롭게 변주해온 권오상의 작업 궤적을 보여준다. 물질과 이미지, 실재와 환영 사이를 오가는 그의 작업을 통해 현대 조각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전시를 기념해 피카소의 ‘꿈(Le Rêve)’을 권오상 특유의 사진조각 방식으로 재해석한 인센스 홀더도 선보인다. 50개 한정으로 제작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일상에서 작품을 향유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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