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상 복이 없는 편이었어요. 생각도 못했는데 신석초문학상에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좋은 시를 써서 좋은 삶, 아름다운 삶을 살고 싶어 시를 썼는데 이번 상이 ‘당신, 시를 좀 더 써’라고 용기를 주는 상인 것 같습니다”   원로시인 김성춘 시인(83)이 시집 ‘새가 울고 갔다’로 제11회 신석초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50년 넘게 시를 써온 김성춘 원로시인에게 제11회 신석초문학상 선정 소식은 다시 시를 향해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 될것으로 보인다.    좋은 시를 쓰며 좋은 삶을 살고 싶었다는 시인의 고백은 반세기 넘게 '흔들리며 막막하게, 때로는 즐겁게' 이어온 고단한 시의 길을 되돌아보게 한다.20년 전 경주에 정착한 뒤 왕릉과 폐사지, 나무와 돌, 물소리 등 도시의 풍경과 시간은 김 시인의 시 속에서 새로운 언어로 태어났다. 부산에서 태어나 울산에서 오랜 교직생활을 거친 그에게 경주는 삶의 후반부를 채운 또 하나의 문학적 터전이다.    오랜 세월 살아온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며 그는 자연과 인간, 삶과 죽음, 기억과 소멸을 담담하게 응시해왔다. 이번 수상작인 시집 '새가 울고 갔다'는 김 시인이 올해 펴낸 열다섯 번째 시집이다. 3부에 걸쳐 61편의 시를 담은 이 시집에는 등단 이후 52년 동안 천착해온 삶과 자연, 존재와 소멸에 대한 사유가 한층 깊어진 모습으로 담겼다.특히 팔순을 넘긴 시인이 바라보는 생의 풍경은 절제된 서정으로 다가온다. 표제작 ‘새가 울고 갔다’를 비롯해 ‘목련의 귀','강아지 풀’, ‘해 질 무렵’, ‘별의 화석’, ‘용담정에서’,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50년’, ‘절필 일기 2’ 등에는 떠남과 이별, 고독과 죽음에 대한 시선이 흐른다.    그러나 삶을 비관하거나 체념하기보다 자연의 순환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바라보는 시인의 태도가 작품 곳곳에 배어 있다.‘강아지 풀’에서는 친구를 떠나보낸 가을날 흔들리는 풀을 바라보며 유한한 삶을 응시하고, ‘해 질 무렵’에서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바라보는 노년의 시선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삶의 황혼에 선 시인이 오히려 사물과 생명을 더욱 맑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이번 시집의 깊이를 더한다.김 시인의 오랜 문학적 벗인 강현국 시인은 그의 시 세계를 두고 “52년 전 시세계에 발을 들이면서 펼친 그의 시에는 인간 실존의 보편적인 우수가 들어 있다”며 “우리 서정시의 가장 전형이자 가장 본격적인 서정시의 품성과 작품성을 가지고 있는 시인”이라고 평했다. 1942년 부산에서 태어난 김 시인은 부산사범학교와 부산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1974년 시 전문지 '심상' 제1회 신인상을 통해 등단했다. 당시 박목월·박남수·김종길 시인의 추천을 받았다. 이후 43년간 울산에서 교직에 몸담았으며 무룡고 교장을 끝으로 정년퇴임한 뒤 울산대 사회교육원에서 시 창작을 가르쳤다.첫 시집 '방어진 시편'을 비롯해 '물소리 천사', '길 위의 피아노' 등 꾸준히 시집을 펴냈고, 시선집 '피아노를 치는 열 개의 바다'와 산문집 '경주에 말을 걸다' 등을 통해 문학의 폭을 넓혀왔다. 울산문학상, 경상남도문화상 문학부문, 최계락문학상, 바움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도 동해남부시동인 회장을 맡는 등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신석초문학상은 충남 서천 출신 시인 신석초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2016년 제정됐다. 서천문화원이 주최하고 신석초문학제 운영위원회가 주관하며, 등단 10년 이상의 기성 시인이 최근 2년 이내 펴낸 시집을 대상으로 수상작을 선정한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원과 상패가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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