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오일 쇼크'로 세계가 휘청였던 1970년대 말 각종 매체에선 '석유 고갈론'을 설파했다. 석유 고갈론은 석유지질학자 킹 허버트가 1950년대에 석유 생산 하향 예측치를 담아 발표한 '허버트 곡선'을 계기로 태동했다. 이후 유럽 싱크탱크 '로마클럽'이 1972년 발표한 '성장의 한계' 보고서에서 석유가 30~40년 뒤 고갈될 거라 주장하면서 정설의 지위를 굳혀갔다. 그러나 실제 새 밀레니엄이 왔을 때 석유는 바닥나지 않았다. 이제 인류가 수백 년 넘게 쓸 화석연료 가채 매장량이 확인됐고, 대체재 개발 등으로 석유 수요도 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기후 예측 분야에서도 비슷한 일이 적지 않다. 미국 부통령을 지낸 앨 고어는 2006년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을 통해 기후 변화 위기론을 대중적 관심 영역으로 끌어들인 공로로 이듬해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그는 수상 연설에서 극단적 연구를 인용해 북극의 여름철 해빙(海氷)이 7년 내 소멸할 거라고 말해 충격을 줬다. 이를 계기로 기후 위기설은 한층 탄력을 받았으나 2014년에 북극 얼음은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7년간 해빙 면적이 늘어났다. 석유 고갈론과 북극 해빙 단기 소멸설은 세계인의 삶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으나 결국 거짓으로 드러났다. 주류 이론인 기후변화 위기설을 부정하려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아니다. 기후변화론 역시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현 지위를 얻었다. 산업화 이후 지구 기온 상승이 발견됐고 그동안 북극 얼음 면적이 평균적으로 조금씩 줄어온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기후 위기론이 '절대 정설은 없고 유력 가설만 있다'는 과학의 기본 원칙조차 뛰어넘어 절대 권력처럼 교조화하려는 위험한 징후를 보인다는 점이다. 과학적으로 기후 변화에는 수많은 미지의 요인이 복합 작용하는데, 기후 위기론이 절대 성역 안에서 새 이론을 배척한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적어도 과학에는 교조주의와 정치가 개입돼선 안 된다. 어떤 주제이든, 어느 쪽이 맞든 열린 공간과 동등한 조건에서 건강한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 과학 이론이 성경처럼 숭배되고 가설이 교리로 받아들여지면 인류는 갈릴레이를 재판하던 중세 성당 속으로 퇴보할지도 모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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