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전격 사의 표명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쇄신 의지가 무색해지지 않도록 뒷받침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국정 악재와 청와대의 대응이 조금씩 어긋나며 효과가 반감되는 상황이 반복되자, 비서진을 총괄하는 강 실장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는 '초강수'를 뒀다는 것이다.앞서 이 대통령은 부동산 및 증권시장 관련 정책의 혼선,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와 맞물린 여권 지지층의 분열 등으로 인한 지지율 하락 추세의 장기화에 대응해 8·30 개각을 발표했다.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을 동시에 교체했음에도 시장에서는 오히려 김용범 당시 정책실장의 거취에 주목하며 '진짜 책임자는 유임됐다'는 해석을 내놓았다.결국 이틀이 지나서야 김 실장의 사퇴가 공식화되면서 '정책 쇄신'의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부각할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어 장관 지명자 중 '진보진영 결속' 카드로 여겨졌던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비례의원직 유지 문제가 제기됐다.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싸고는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논란이 점화된 데 이어 '신약 로비 의혹'이 불거졌다.결국 용 후보자는 공정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030세대와 여성층에 의구심을 남긴 이후에야 14일 만에 물러났다. 김승원 후보자의 경우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국민 눈높이'를 언급한 지 하루 만에 사퇴하며 국민의 의견을 수용하는 사례로 남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추가 의혹 탄원서'가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쇄신 의지가 드러나기보다는 보수 야권이 제기하는 책임론이 부각되는 모양새가 됐다.이처럼 반복되는 악재에 여론이 반전되지 않고 수세에 몰리자, 인사와 정무적 판단 등에 대해 총괄적으로 책임을 지는 강 실장이 총대를 메고 사의를 표명함으로써 돌파구 모색에 나선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국정에 대한 국민 시선에 대해 '자신의 부족함 탓'이라고 여러 차례 말씀하신 상황에서, 비서실장으로서 종합적인 책임을 진 것"이라고 설명했다.정책실장에 이어 비서실장까지 국정의 혼란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이 대통령으로서도 대대적 인적 쇄신을 통해 전열을 정비할 계기가 마련된 셈이 됐다.다만 강 실장의 사의가 반전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에서는 강 실장에서 멈추지 않고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 '성남·경기 라인'이 인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 전선을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이에 이 대통령은 오는 27일까지로 예정된 북중미 순방 기간 추석 연휴 민심의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강 실장의 사의 수용 여부, 후속 인선 등을 고심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