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참 이상한 것이 있다여자란 여자들은 모두가 다남이란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내가 그들의 남편이며 애인이며아버지이며숙부이며아들이며오빠가 되어 살고 있다기쁘다그 가운데서도애인이 될 때가 제일 좋다아물지 않는 상처에서도 향기가 난다 -정진규의 시 '여자들'
 
여자들에 대한 시인의 생각이 재밌다 엉뚱하다. 여자들은 남이란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진술한다.
여자들은 모두가 나의 애인이며, 나는 그들의 오빠이며 아들이며 아버지이며 숙부이며 그들의 남편이란 생각이 든다고 고백하고 있다. 놀라운 발상의 은유다. 놀라운 은유 속에 시가 있다.
시인은 좋은 시란 어떤 것인가. 시의 첫 행을 어떻게 쓸것인가, 제목은? 등등을 늘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삶에도 시에도 질문해야 한다. 고민하고 질문하는 가운데 시의 무늬가 다양해지고 시가 개성적이 된다.
시는 자신만의 삶의 체험과 자신만의 기억의 총체적 모습이다. 자신만의 기억과 체험이 시 속에 살아 있을 때, 세상에 단 하나뿐인 독창적인 시가 된다.
고정관념이 아닌 엉뚱한 생각을 할 때 그 시가 바뀐다.
'이 세상의 여자란 여자가 모두 나의 애인이란 생각이 든다' '그 가운데서도 애인이 될 때'가 제일 좋다고 한다. '아물지 않는 상처에서 향기가 난다'고 한다. 누가 말했든가? 상처 없는 사람이 이 세상엔 없다고.
인간의 상처에서 향기가 난다! 그렇다 모든 세상의 꽃에서 향기가 나듯, 인간의 상처에서도 향기가 난다. 기쁘다. 살아있음이 기쁘다. 상처가 있어 기쁘다
죽은 자는 상처를 만들지 못한다, 상처는 산자만의 흔적이다. 고통과 슬픔도 기쁨이라는 역설이 된다. 지나간 상처가 아름다울 때가 있다.
모든 여성은 이 세상의 꽃이고 시다. 마지막 구원이다. 그렇다 여성이 이 고통의 세상을 구원한다고 누가 말했든가. 세상의 모든 여자들의 나의 애인처럼 느껴질 때, 그때가 얼마나 행복의 순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