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목적으로 거리에서 여고생을 납치하려다가 살해한 장윤기(23)에게 1심 법원이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일말의 선처를 예정한 것은 아니다"고 했지만, 법정최고형을 촉구해 온 피해자 유족은 아직 20대 초반인 장윤기의 '가석방'을 우려하며 부당한 판결이라고 반발했다.광주지법 형사13부(이정호 부장판사)는 3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장윤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장윤기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 등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공소사실은 제시된 증거에 의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 격리해야 한다는 검사의 주장은 타당하다"고 판시했다.양형 이유에 대해서는 "다만, 우리나라는 실질적인 사형폐지국이고 사형과 무기징역 사이의 간극을 메울 절대적 종신형이 없다는 점, 대법원 판례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약 20분간 이어진 판결 이유의 설명에서 재판부는 '법 감정'을 언급하고 범행의 잔혹성과 수사 과정에서의 반성 없었던 태도 등을 지적하면서도 현 사법 체계에서 장윤기에 대한 사형 선고가 어려운 사정을 언급했다.재판부는 "부득이 무기징역형을 선고하는 진정한 양형의 이유는 피고인을 영구적으로 사회에서 격리해 수감 생활의 고통 속에서 종신토록 참회하게 하는 것이지, 형 집행 단계에서의 일말의 선처를 예정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장윤기는 시종일관 고개를 떨군 채 판결을 청취했고, 선고가 끝나자 표정 변화 없이 법정 밖으로 나갔다. 
 
방청석에서 이를 지켜본 피해자 이채원(16·고2) 양의 어머니는 약 15분간 자리를 뜨지 못하고 오열했다. 이양의 부모와 법률대리인들은 법원 밖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족의 슬픔을 고려하지 않은 판결로 납득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형을 선고하지 않는다면, 가석방이 불가능한 무기징역을 법으로 제도화해 강력 범죄자를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0시 10분께 전남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거리에서 귀가 중이던 이양을 차량으로 납치해 성폭행하려다가 여의치 않자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장윤기는 비명을 듣고 달려온 고교 2학년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장윤기의 범죄사실에는 범행 이틀 전 아르바이트 동료 여성을 스토킹·성폭행하고, 사회복무요원 시절 청소년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는 등 여러 성범죄도 포함됐다.검찰은 형법상 일반 살인죄로 송치받은 사건을 보완 수사해 납치·성폭행 등 장윤기의 성범죄 목적을 규명하고 '강간살인죄'로 기소했다. 강간·강도 등 중대범죄와 결합한 살인죄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만 처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