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터널의 방재시설이 최근 5년간 4700건 넘게 고장 나거나 불량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재 때 연기와 유독가스를 빼내는 제연설비는 복구에 수개월이 걸리는 사례가 적지 않아 신속한 정비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포항북구)이 한국도로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2026년 고속도로 터널 방재시설의 고장·불량은 모두 4762건이었다.시설별로는 CCTV가 2279건으로 가장 많았다. 정보표지판 1394건, 터널무선중계통합시스템 667건, 긴급전화 340건 등이 뒤를 이었다. 진입차단설비 41건, 자동사고감지설비 23건, 제연설비 10건, 소화전 8건에서도 고장이 발생했다.문제는 제연설비의 복구 기간이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제연설비 고장·불량 10건 가운데 7건이 복구까지 3개월 이상 걸렸다. 2건은 1개월 이상이 소요됐고, 1개월 이내 복구된 사례는 1건에 그쳤다.올해 발생한 제연설비 고장 5건도 모두 복구에 3개월 이상이 걸렸다. 한국도로공사는 제연설비인 제트팬에 문제가 생기면 터널 내 교통을 통제한 뒤 점검해야 하고, 교체가 필요한 경우 부품 발주와 제작·설치 과정이 필요해 복구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터널 화재도 이어지고 있다. 2021~2025년 고속도로 터널에서 발생한 화재는 모두 77건으로, 2021년 20건, 2022년 11건, 2023년 15건, 2024년 13건, 2025년 18건이었다.화재 당시 방재시설은 77건 중 69건에서 가동됐지만, 7건은 해당 방재시설 자체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김 의원은 “터널 화재는 연기와 유독가스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어 방재시설이 필요한 순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평소 점검을 강화하고 예비 부품 확보 등 신속한 정비·복구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