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9일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지인 광주 군공항을 처음 찾아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최대한 빠르게 건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급증하는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광주 팹 건설을 병행할 가능성도 열어뒀다.최 회장은 이날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등 경영진과 광주 군공항 관제시설과 탄약고 이전 예정지를 둘러보고 팹 건설 여건을 점검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도 함께 현장을 살폈다.최 회장은 현장에서 "지을 수 있는 상황이 된다고 생각하면 가장 빠른 속도로 최대한 짓겠다"며 "지금 빠른 속도로 반도체 수요가 늘기 때문에 그걸 쫓아가는 공급 속도를 더 빨리 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착공 시점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최대한 일정을 앞당기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특히 전력과 용수 공급이 팹 건설보다 늦어지더라도 가능한 공사를 먼저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은 정부와 전남광주시의 전력·용수 공급 일정과 SK하이닉스의 공사 일정을 함께 맞춰 착공 시점을 정하겠다고 설명했다.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광주 생산기지를 동시에 건설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 수요가 상당히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또 다른 부지와 팹 조성이 더 필요하고, 필요하다면 용인과 병행해서라도 지어야 할 사정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SK하이닉스는 6월 용인·청주·호남권에 모두 1100조 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용인에 600조 원, 청주에 100조 원, 호남권에 400조 원을 단계적으로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용인에서는 당초 2045년까지 예정했던 4기 팹 건설을 2033년까지 마쳐 일정을 12년 앞당길 계획이다.최 회장이 밝힌 호남권 생산거점의 현재 계획은 용인 투자 규모의 3분의 2 수준이다. 그는 "현재까지는 용인의 3분의 2 정도 사이즈를 계획하고 있다"며 부지가 추가로 확보되고 반도체 수요가 더 늘면 광주 생산거점의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앞서 제시한 호남권 투자액 400조 원도 용인 투자계획 600조 원의 3분의 2 수준이다.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에 각각 400조 원을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 팹 2기씩 모두 4기를 구축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삼성전자는 6월 30일 광주에 400조 원을 투자해 팹 2기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고 SK하이닉스도 호남권 신규 생산거점에 400조 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내놨다.정부는 7월 6일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기업들의 의견을 토대로 약 250만평 규모의 광주 군공항 부지를 호남권 반도체 산단으로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광주 도심과 KTX역 접근성, 이미 평탄화된 부지, 도로·공항·항만 물류 여건 등을 강점으로 평가했다.전체 국가산단 예정지는 약 826만㎡이며 정부와 전남광주시는 군공항 전체 이전을 기다리지 않고 탄약고 이전 예정지 등을 포함한 약 208만㎡, 63만평을 먼저 개발할 계획이다. 부지 조성을 시작한 뒤 전력과 용수 공급 체계를 2028년까지 구축하고 2030년 6월 첫 양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이는 정부와 지자체가 세운 사업 목표로, 기업의 구체적인 팹 착공과 양산 일정은 추가 협의를 거쳐 확정된다.SK하이닉스 경영진은 최 회장 방문에 앞서 광주 군공항 일대를 여러 차례 찾아 부지와 교통, 전력·용수 공급 여건 등을 점검해왔다. 최 회장이 이날 직접 현장을 확인하고 신속한 팹 건설 의지를 밝히면서 SK하이닉스의 구체적인 광주 투자 일정도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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