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대구·경북 지역 피해자 실태를 알리고, 실질적인 피해 대책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전국 순회 캠페인 기자회견을 포항에서 개최했다.13일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2026년 9월 30일 기준 대구·경북 지역의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고자는 669명(사망 169명)이며, 이 중 피해 구제를 인정받은 사람은 495명(사망 115명)으로 사망자 비율이 23.2%에 달한다”고 밝혔다.하지만 이는 추산 피해 규모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의 가습기살균제 건강 피해자는 약 9만 4천여 명, 병원 진료 인구는 7만 7천여 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실제 피해 신고율은 노출자의 0.07~0.09%, 구제 인정률은 진료 인구의 0.6~0.7%에 불과한 실정이다.단체는 올해 10월 8일부터 시행된 개정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의 문제점도 강력히 비판했다. 개정법이 오는 2027년 4월 7일까지 6개월 동안만 한시적으로 적용되어, 이후에는 추가 피해 신고나 배·보상이 불가능해지는 ‘종국성’이 적용된다는 점을 짚었다.이날 현장에서는 포항 거주 피해자 천모 씨의 사례도 소개됐다. 천 씨 가족 7명이 제품을 사용했으나 본인의 유산과 부모님의 암은 피해로 인정받지 못했고, 두 자녀만 가장 낮은 등급 판정을 받는 등 엄격한 판정 기준과 낮은 배상 등급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정부와 국회, 가해 기업을 향해 ▲대구·경북 지역 피해자 적극 발굴 및 신청 기한 제한 없는 구제법 재개정 ▲6,080명 구제 인정자에 대한 신속·충분한 배·보상 및 등급 간 차별 최소화 ▲옥시 등 가해 기업 임직원 엄벌 및 SK·애경·이마트 등에 대한 사법 정의 실현 ▲정부 책임 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분무형 생활화학제품 호흡독성 시험 의무화 등) 마련을 위한 국회 청문회 개최 등 4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참석자들은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알려진 지 15년이 지났지만, 제대로 된 사과와 배·보상은 여전히 미진하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손을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숨겨진 피해자를 끝까지 찾아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