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은 13일 대법관 제청 갈등에 대해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국회의 동의권, 대통령의 임명권이 서로 존중과 협력 속에 행사된다면 능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손 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헌재 국정감사에서 헌법 제104조 제2항 해석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의 질의에 "제청권과 임명권이라는 각 권한이 제대로 행사되려면 존중과 협력 의무가 전제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존중과 협력이 구체적으로 나타난 것이 협의"라고 부연했다.헌법 제104조 제2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정한다.손 처장은 "헌법기관이 제대로 기능할 수 없는 상태를 '헌법 장애' 상태라고 말하며 이는 헌법기관 스스로의 문제점 때문에 작동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구성할 책임이 있는 헌법기관이 제대로 권한과 책임을 이행하면 해소될 문제"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사법부가 대법관 제청과 재제청 문제를 놓고 대립을 이어가는 가운데 양 기관의 존중과 협력이 전제돼야 갈등이 해소될 수 있단 점을 강조한 발언이다.손 처장은 '대법관 공석을 223일째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 아니냐'는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의 말에는 "헌법적으로는 바람직한 상태는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손 처장은 제청권과 임명권의 우위 관계를 묻는 말에 "문헌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냐 목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면서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제기한 제청 관련 권한쟁의심판을 헌재가 심리 중이라며 자세한 답변은 아꼈다.손 처장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통령 임명 거부로 제청권이 침해됐다고 따지는 것은 헌법을 부정하는 태도 아니냐'는 박균택 민주당 의원의 말에는 "헌법 제104조 제2항 해석론의 문제"라며 "헌재에 권한쟁의심판 청구가 들어와 개인적 또는 공적 기관의 의견을 말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처장님 표정을 보니 조 대법원장이 문제가 있음을 표현하는 것 같다. 사실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고 말하자 손 처장은 겸연쩍은 표정으로 "네"라고 답하기도 했다.그는 '임명권이 제청권에게 귀속되느냐', '대통령이 재제청을 요청하면 대법원장에게는 재제청할 의무가 발생하느냐'는 등의 여야 의원들 질의에 "(권한쟁의심판 사건에서) 중요하고 핵심적인 쟁점이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손 처장은 해당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는 민주당 김한규 의원의 질의에 "사건이 접수돼 사건 처리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용을 살펴보기도 전에 각하 대상이 아니냐'는 말에는 "기존 선례나 그런 것을 보면 그런 판단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정 정당이나 의원이 '국회의 권한이 침해됐다'고 주장하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경우 '청구인 적격이 없다'는 사유로 각하한 선례가 있다는 설명이다.